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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여주고 싶은 내가 너무 많은 기묘한 매력의 모델 기무

조회5,125 등록일2019.02.12 2019.02.12 00:0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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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도치 않게 그의 말을 그의 얼굴을 오랫동안 떠올려볼 시간을 갖게 되었다. 곱씹다 보니 당시에는 알아채지 못한 묘함을 느낄 수 있었다. 빠르게 자신의 자리를 만들어가고 싶다는 열정이나 잽싼 행동에 반해 눈빛은 이상하리만큼 차분했다. 토끼처럼 날쌘데 거북이 같은 은근함이라니. 하긴 누가 그랬다. 쉽게 타오르는 것은 쉽게 식는다고. 아마도 모델 기무는 뜨겁지만 찬찬히 오래가는 무언가를 속에 지녔나 보다. 불꽃이 팡팡 튀는 것 같은 그 대화를 지금까지도 생각하게 만드는 걸 보면 그 말이 맞는 것 같아 다시 한 번 고개가 끄덕거려진다. 


<프로필>

186cm 
소속 에이코닉 
경력 헤라서울패션위크 바로크, 엑스페리먼트, 한철리 등 
방송 SBS 플러스 ‘MUST EAT 20’
SNS 인스타그램 @gimu2


 원래는 디자이너였다고 들었어요. 어떻게 모델이 되셨는지 그 계기나 과정을 좀 들려주시면 어떨까요?

고등학교 때 꿈이 모델이었는데 당시에는 아카데미를 다니는 게 제일 확실한 방법이었어요. 그런데 등록금을 내려면 학생이니까 부모님한테 손을 벌려야 하는데 그게 좀 망설여져서 차라리 옷을 좋아하는 성향을 살려서 디자이너 쪽으로 일단 진학을 해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렇게 패션디자인과에 입학했고 군복무를 마친 뒤 졸업하자마자 취직을 하고 디자이너로 일을 하게 되었어요. 사회에서의 첫발을 내디딘 건 모델로서가 아니었던 거죠. 그 후 이직을 통해서 좀 더 알려진 브랜드에서 즐겁게 일을 하며 나름 만족하는 편이었는데 좀 더 재미있는 일을 해보고 싶더라고요. 더욱이 원래 꿈은 모델이었는데 시간이 더 지나면 아예 시도조차 못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전향을 하게 된 거죠. 

 둘 다 해보셔서 알겠지만 사실 전직이라는 게 쉽지 않잖아요. 이미 안정적인 직장생활을 경험해보신 터라 자꾸 뒤돌아보게 될 것 같기도 한데 어떠셨나요?

디자이너 생활을 경험했다 보니까 자꾸만 절박함이 생기지 않는 것 같더라고요. 다시 돌아갈 곳이 있다고 생각하니 모든 걸 걸지 못한다는 느낌이었어요. 그래서 정말 마지막으로 다 내던지고 해보자는 마음으로 모델 일에 사활을 걸자는 생각으로 아예 뒤도 돌아보지 않기로 했는데 다행히 그 후로 일이 잘 풀렸어요. 감사할 뿐이죠. 

 사실 사진을 보다 보니 예전에는 지금과는 전혀 다른 이미지이셨더라고요. 그때는 머리도 길고 훈남의 느낌이 강해서 깜짝 놀랐어요. (웃음) 

많은 분들께서 그렇게 말씀하세요. (웃음) 원래는 좀 훈훈한 이미지였는데 차별화가 되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뭔가 내 느낌을 찾아보자는 마음이었는데 패션위크 오디션에 갔다가 디자이너분께서 머리를 삭발할 생각이 없냐며 제안을 하시더라고요. 하지만 그때는 이미 컴카드도 만들어놨고 한 분의 말씀만 듣고는 시도하기가 힘든데다가 이미 픽스된 쇼도 있어서 바로 그렇게 할 수는 없겠더라고요. 그런데 또 비슷한 이야기를 듣게 된 거예요. 얼굴이 도깨비같은 느낌을 가지고 있는데 머리로 다 가릴 필요가 있냐고 하시더라고요. 그래서 과감하게 시도해봤는데 지금은 정말 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런데 사실 요즘에는 삭발이라는 메이크오버가 완벽하게 차별화될 수 있는 무기가 아니라는 생각도 좀 들어요. 그 부분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맞아요. 지금 활동하는 모델들 중에도 삭발을 한 분들이 여럿 있어요. 그런데도 가만 보면 각자만의 스타일이 묻어나서 그 안에서도 느낌이 다르더라고요. 차별화한다는 점에서 본다면 메이크오버로 머리를 다 민다는 게 완벽한 방법이 아닐 수도 있지만 어쨌든 그 속에서 저만의 매력을 녹여 가면 강점이 될 거라고 생각해요. 

 아직도 첫 런웨이를 생생하게 기억하실 것 같아요. 인터뷰를 하다 보면 많이 떨어서 하나도 기억이 나지 않는다는 분도 계시고 오히려 덤덤했다는 분도 계시는데 기무씨는 어떠셨나요?

어릴 적부터 남 앞에 서는 걸 좋아했어요. 그러다 보니 첫 쇼인데도 불구하고 백스테이지에서 그렇게까지 떨리지는 않더라고요. 무대 위에 나갔을 때는 기분 좋은 전율이 온몸에 흐르면서도 사람들이 하는 이야기가 들리기까지 했어요. 떨지 않고 좀 과감하게 제가 가진 걸 다 보여줘서 그런지 첫 무대지만 아직도 좋은 기억으로 남아있어요. 

 지금까지 경험했던 패션위크 중에 가장 만족했던 성과를 올렸다고 평가할 수 있는 건 언제실까요?

그간 쇼는 세 시즌 정도 진행을 했고 쭉 돌아보자면 만족할만한 목표를 달성한 건 지난 시즌이었던 것 같아요. 아홉 개 브랜드 무대에 섰는데 했던 중에 가장 많이 섰거든요. 무엇보다 항상 저는 시즌이 되기 전에 목표치를 정해놓고 거기에 맞게끔 채찍질을 하는 스타일인데 좋은 결과로까지 이어져서 만족스러웠던 것 같아요. 




 어떤 이유에서든지 가장 기억에 남는 촬영이 있다면 어떤 게 있을까요?

지난 시즌에 남한산성에 가서 촬영을 하게 된 적이 있어요. 그런데 콘셉트 자체가 딱 정형화 되어 있기 보다는 연막도 터뜨리고 옷 자체도 아방가르드한 느낌이라 저랑 분위기가 잘 맞아떨어진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다행히 결과물도 잘 나왔던 것 같아요. 한마디로 느낌이 ‘기무(기묘)했죠’. (웃음) 

 사실 모델분들이 활동하는 분야나 영역이 점점 넓어지고 있어요. 그러면서 요즘에는 영상촬영이 많아지는 추세인 것 같은데 기무씨는 스스로 그쪽도 잘 맞는 편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쇼에 서는 것도 정말 좋지만 영상촬영도 잘 맞는다는 생각을 하는 편이예요. 계속 카메라가 돌아가기 때문에 그 전에 미리 어느 각도에서든 자신 있는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서 이미지 트레이닝을 해요. 솔직히 영상촬영을 하면 원래 자기가 생각한 것보다 1.5배 정도 불어 보인다고 하는데 그래서 일부러 평소에도 거울에 나오거나 렌즈에 비치는 모습을 기준으로 생각하려고 해요. 무엇보다 제가 영상촬영을 두려워하지 않는 가장 큰 이유는 멋있어 보이려고 하지 않아서 인 것 같아요. 그러니 두려움 없이 편하게 보여줄 수 있었다고 생각해요. 

 프로필을 보니까 이미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을 하신 적이 있네요. 어떤 계기로 참여하시게 된 건지 궁금해요. 

‘데블스 런웨이’라는 모델 서바이벌 프로그램이 있는데 당시 최종 오디션에서 떨어져서 출연은 못했어요. 그런데 다행히 작가분들이 저를 좋게 봐주셔서 기억해놓으셨다가 일 년 만에 연락을 주셔서 예능 프로그램 출연미팅을 제안하셨어요. 정진운씨가 나오는 먹방 프로그램이었고 저는 일명 ‘배달맨’ 역할이었는데 큰 비중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방송 시스템을 경험하고 재미를 많이 느끼게 된 기회였던 것 같아요. 





 많은 분들이 탐을 낼만한 출연기회라 각오가 좀 남달랐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사실 당시에 오토바이 면허가 없었어요. 그런데 배달맨 콘셉트를 소화하려면 면허가 따로 필요할 것 같다고 하시더라고요. 그래서 PD님과 미팅을 한 다음 날 바로 가서 면허를 땄어요. 될지 안 될지 모르는 상황이었지만 저의 의지를 좀 보여드리고 싶었어요. 그리고 합격필증을 보내드렸는데 그 모습을 좋게 봐주셨던 것 같아요. 

 좀 놀랍기까지 한데요? 사실 간절해도 행동으로 바로 옮기지 않는 경우가 많잖아요. 

사람이 살다 보면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 하는 생각이 들 때가 있잖아요. 근데 정말 그렇게 해야겠더라고요. 그때 당시에 더욱이 키가 크고 잘생긴 남자모델들이 참 많았어요. 그러다 보니 저를 어필하기 위해서는 소극적으로 가만히 기다리고만 있을 수는 없겠더라고요. 그래서 최대한 제가 할 수 있는 건 뭐든 다 가리지 않고 증명하고 보여주기 위해 노력했던 것 같아요. 

 앞으로 해외활동도 염두에 두고 계신가요? 

예전에는 한국에서 잘해야 외국에서도 잘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어서 여기에서 자리를 잡고 그 다음에 발판 삼아 나가서 해야겠다고 마음을 먹고 있었는데 활동을 하다 보니까 꼭 그런 것만은 아닌 것 같더라고요. 꼭 해외에 나가지 않더라도 국내에서 방향을 다양하게 가져가다 보면 자연스럽게 알려져서 기회가 생길 수도 있을 것 같아요. 방법이나 경우의 수가 다양하니까 일단 모델일도 하고 방송일도 하면서 활동반경을 넓혀가면서 자연스럽게 때를 기다리고 싶어요. 




 앞으로 또 방송활동을 하게 되면 욕심나는 역할이 따로 좀 있으실까요?

코믹한 캐릭터를 해보고 싶어요. 시트콤이나 ‘SNL 코리아’와 같은 프로그램이면 정말 재미있게 잘 할 자신이 있어요. 당연히 그러기 위해서 준비도 열심히 할 거고요. 

 2019년 초반이예요. 지난해의 소회와 더불어 올해의 각오를 들려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2018년에는 때가 잘 맞았던 것 같아요. 무엇보다 시기를 잘 탄 해라고 생각하고요. 100% 운이라기보다는 그간 해왔던 노력이 빛을 본 것 같아요. 일을 많이 하고 싶어서 한계를 뚫어보려고 애를 많이 썼는데 그에 대한 보상을 받은 것 같아 잊을 수 없는 해로 기억될 것 같아요. 올해에는 좀 더 새로운 것들을 많이 시도해보고 싶고 두려움 없이 더 나아가고 싶어요. 


글 l 패션웹진 스냅 최하나 사진 l 신화섭(스튜디오 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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