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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삶이 작품이 되도록, 영화 ‘워킹 스트리트’의 배우 겸 모델 이송이

조회4,199 등록일2018.03.21 2018.03.21 00:0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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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델에서 배우가 되기로 했을 때의 방법이 정해져 있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안전한 길은 있다. 드라마의 작은 역할을 통해서 경력을 쌓고 예능프로그램으로 인지도를 쌓다가 조금씩 큰 배역으로 옮겨가는 것. 사실 이 방법을 통해 이미 많은 이들이 모델에서 배우로 거듭나 안방극장에 안착했다. 하지만 배우 겸 모델 이송이의 선택은 달랐다. 단편영화를 통해 내공을 쌓으며 신인으로서는 부담스러울 법한 다소 수위가 센 작품을 선택했다. 두렵지 않았냐고 너무 과감한 것 아니냐고 안전하게 갈 수 있는 방법을 택하지 않은 이유가 무엇이냐고 물었다. 하지만 그녀의 대답은 예상치 못한 것이었다. 연기에 목이 말라 있었다고. 안전한 선택지를 기다리기 보다는 내 눈앞에 주어진 기회를 잡은 것뿐이라고. 그래서 불안하지도 두렵지도 않았다고 했다. 연기를 하겠다고 출사표를 던진 지 벌써 몇 해. 그녀는 머뭇거리거나 망설이기보다는 과감하게 발을 내딛기로 마음먹었다. 그리고 거기서부터 모든 것이 시작되었다. 

# 프로필
이름 이송이
소속사 에이코닉
수상 2016년 제6회 충무로단편영화제 비경쟁부문 여자연기상
경력 서울패션위크 박승건, 스티브J요니P, 예란지 패션쇼 
작품 영화 ‘워킹 스트리트’
활동 방송 ‘도전! 수퍼모델 코리아2’   
SNS Instagram - lovessong.fairy



▶ 거침없는 신인배우의 행보 

 아직까지는 모델 이송이가 아닌 배우 이송이라고 하면 아직 낯설게 여기실 분들도 있을 것 같아요. 그런 분들을 위해 직접 가장 최근에 해 오신 활동이나 작품을 직접 소개해주시면 어떨까요?

아마 대중분들께서 아실만한 작품이라고 하면 저의 장편영화 데뷔작인 ‘워킹 스트리트’가 될 것 같아요. 다소 파격적인 설정과 캐릭터이기는 하지만 충분히 이해하실만한 요소들이 있는 작품이라 저도 그만큼 열심히 몰입하고 준비하기도 했고요. 그 외에는 충무로 영화제에서 상을 탄 단편영화가 있고 작년에 촬영한 작품 하나가 올해 개봉을 앞두고 있어요. 연기자로서는 아직까지는 시작단계라서 좋은 작품과 캐릭터를 통해 인사드리고 싶어요. 

 꽤 오래 배우로 데뷔하기 위해 준비를 해 오신 걸로 알고 있어요. 

원래부터 연기 쪽에 관심이 많은 편이였어요. 이왕 할 거면 제대로 해보자 해서 4년 정도 연기수업을 받으면서 준비를 하고 있었고요. 그냥 일주일에 며칠 잠깐 동안 배운 게 아니라 거의 아침에 들어가면 밤늦게 나올 정도로 하드트레이닝을 받았어요. 

 솔직히 이미 모델로서는 자리를 잡은 상태신데 어떤 점에 끌리셔서 연기를 하겠다고 생각하신 건지 궁금해요. 

어려운 점도 있지만 매력적이라는 생각을 더 크게 가졌던 것 같아요. 원래 사람에 대한 호기심이 많은 편이예요. 그래서 평소에도 한 번을 만나더라도 가능한 이야기도 많이 나누면서 그 만남을 오래 기억하려고 하는 편이거든요. 그런데 연기야 말로 다른 사람의 삶을 좀 더 깊이 엿볼 수도 있고 되어볼 수 있는 장르거든요. 특히나 배역을 맡으면 그 인물을 알기 위해서는 오랜 시간 찬찬히 들여다봐야 해요. 그 과정에서 느끼는 희열과 짜릿함이 있는 것 같아요. 특히나 그걸 잘 소화했을 때는 보람이 어마어마하고요. 

 대중들에게 정식으로 연기자로 인사를 드리게 된 첫 작품인 ‘워킹 스트리트’가 생각보다 세더라고요. 아무래도 출연을 두고 고민을 하셨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크게 걱정하거나 고민하지는 않았어요. 제가 준비한 게 벌써 4년 정도 되다보니 연기에 대한 갈증이 심했거든요. 뭔가를 따지고 머리를 굴리기 보다는 저에게 맡겨지는 배역이 무엇이든 집중하고 몰두하고 싶다는 생각이 컸어요. 그럴 때 바로 영화 ‘워킹 스트리트’의 제나를 만나게 되었고요. 사실 노출에 대한 부담보다는 어떻게 하면 그녀의 감정을 잘 전달할 수 있을지 많이 생각했어요. 감독님과의 첫 미팅자리에서 이미 마음속으로는 출연하기로 마음을 굳힌 상태였고요. 



 맡으신 배역인 ‘제나’를 표현하시는 데 어떤 부분을 중점적으로 생각하시고 준비하셨나요?

처음부터 저는 제나라는 인물 그 자체가 좋았어요. 어딜 가도 다시 만나기 힘든 센 캐릭터라 이걸 잘 살릴 수 있다면 더없이 좋은 기회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제가 아직 그걸 표현하기 힘들 것 같다고 걱정하고 겁먹는 대신에 과감하게 해보자는 생각이 먼저 들 정도로요. 특히 뭔가를 처음부터 다 쏟아내는 감정선을 가지고 있는 캐릭터가 아니라 내면에 응축된 것들이 나중에 폭발하는 인물이라서 그 점을 잘 풀어내는데 초점을 두었고 제대로만 한다면 대중분들의 기억에 오래 남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이 작품을 통해서 해외로케이션도 경험하셨는데 적응하는데 힘들지는 않으셨나요?

태국에서 로케이션으로 촬영을 진행했는데 낯설거나 힘들기 보다는 재미있었어요. 한 번도 가보지 않았던 거리에서 느껴지는 분위기가 신선하게 다가왔다고 해야 할까요? 하나씩 흡수하고 그걸 빨리 풀어내고 싶은 마음에 열심히 현장을 누볐던 것 같아요. 

 영화 ‘워킹 스트리트’를 통해서 영화제에 다녀오셨다는 이야기를 들었어요. 

싱가폴과 필리핀에서 열리는 영화제에 초청을 받아서 레드카펫을 밟는 귀한 경험을 했어요. 특히 싱가폴에서는 영화 ‘블랙 스완’의 대런 아로노프스키 감독님이 바로 옆 테이블에 앉아 계시더라고요. 정말 신기했죠. 제가 작품을 통해서만 만날 수 있었던 거장을 직접 볼 수 있다는 게 꿈만 같았어요. 그리고 항상 멋진 드레스는 촬영을 통해서나 입을 수 있었지 사적으로는 입을 수 있는 기회가 없었는데 그걸 입고 영화제 참석하니까 기분이 참 묘했어요. 

 올해 또 그런 경험을 기약해볼 수 있을까요? (웃음)

작년에 찍은 독립영화가 한 편 있는데 올해 영화제를 통해 인사를 드릴 수 있을 것 같아서 기대를 좀 하고 있어요. (웃음) 수상에 욕심을 가지기보다 영화인들의 축제에 함께 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너무 좋을 것 같아요. 거기서 좋은 에너지를 받아오면 앞으로의 작품을 준비하는데 또 다른 원동력으로 작용할 수도 있을 것 같고요.



▶ 영상찍는 모델의 성공적인 안착 

 모델로 시작해서 연기까지 쭉 거쳐 오셨는데 처음 막연하게나마 그 꿈을 가지신 때의 이야기를 들려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저희 집이 좀 엄한 편이였어요. 그래서 꿈은 갖고 있었지만 속에만 꼭꼭 숨겨두고 있었어요. 그러다가 대학에 진학해서 중국어를 전공으로 공부를 했는데 굉장히 매력이 있는 언어이기는 한데 제 마음은 딴 곳에 가있다보니 집중하기가 힘들더라고요. 일 년을 중국에서 시간을 보내면서 참 많은 생각을 했던 것 같아요. 그래서 귀국하고 나서는 제대로 해보리라 마음을 먹었는데 더 이상 부모님이 저를 막지 않으시더라고요. (웃음) 그렇게 본격적으로 하게 되었어요. 

 모델이 되는 루트는 여러 가지잖아요. 송이씨는 어떻게 데뷔까지 하시게 된 건가요?

당시에 피팅모델 아르바이트를 갔는데 뭔가 신기하면서도 재밌었어요. 그런데 프로모델이 되면 좀 더 나은 조건으로 계속 일을 할 수 있다고 하시더라고요. 그래서 아카데미에 들어가게 되었고 일 년 정도 준비 끝에 데뷔를 하게 되었어요. 

 막상 모델이 되고 보니까 생각했던 것과 다른 부분도 있었을까요?

뭔가를 차근차근 알려주기 보다는 빠른 흐름 속에서 스스로 파악하고 따라잡아야 하는 분위기가 있더라고요. 그게 처음에는 좀 힘들었어요. 게다가 리얼리티 프로그램을 출연할 때는 항상 카메라가 돌아가기 때문에 최상의 컨디션과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서는 긴장하고 늘 준비가 되어있어야 하더라고요. 물론 프로로서는 당연한 건데 당시에는 무엇을 하든지 간에 혼자서 끊임없이 채찍질해야 한다는 게 어려웠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델로서는 일이 잘 풀린 케이스라고 생각해요. 제가 이쪽 일을 하는 친구들 사이에서는 큰 키가 아니예요. 오히려 좀 작은 편인데 푸쉬버튼을 비롯해서 모델들이 서고 싶어 하는 쇼에 설 수 있었고 ‘도전! 수퍼모델 코리아2’에도 출연을 하게 되면서 비교적 인지도도 빨리 쌓게 되었고요. 시즌이 되면 쇼를 6개 정도씩 소화하고는 했어요.

 모델이 소화하는 영역이 여러 가지 있는데 그 중에서도 어떤 쪽에 좀 더 애착이 많으셨나요?

영상에 나오는 걸 너무 좋아했던 것 같아요. 예전에 뷰티관련 프로그램에 출연한 적도 있고요. 찍히는 것도 좋지만 찍는 것도 관심이 많아서 직접 작업을 하고 있어요. 1월에 미국에 다녀왔는데 그 3주 동안의 여정을 영상으로 만들어서 유투브를 통해서 공개를 할 생각을 가지고 있어요. 앞으로도 조금씩 결과물들을 쌓아 나가려고 해요. 

 런웨이나 화보촬영과 비교해서 영상의 어떤 점에 매력을 크게 느끼셨는지 궁금해요.

화보촬영을 하고 무대에 서는 것도 좋은데 짧은 시간 내에 가장 크게 올라오는 감정을 ‘훅’하고 보여주는 거라서 조금 더 길게 그 과정을 다 보여줄 수 있는 영상이 좋았어요. 물론 롱테이크로 쭉 이어지는 거라 동선도 미리 체크도 해야 하고 다시 찍기 어려우니까 긴장도 해야 하지만 길게 가져가는 그 호흡이 너무 매력적인 것 같아요. 



▶ 내 삶이 곧 예술이었으면 

 대중들에게 이송이는 어떤 배우이자 모델로 기억되었으면 하시나요?

어떤 일을 하더라도 좋은 에너지를 전달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비단 연기나 모델일로만 그치는 게 아니라 제가 가진 걸 최대한 끌어내서 예술로 표현하고 완성하는 그런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은 욕심이 있어요. 사실 어떤 작품이든 열심히 하려고 하겠지만 제가 나온 작품이 누군가에게 오랫동안 기억되고 그 사람의 인생에 영향을 끼칠 수 있으면서도 뭔가 메시지를 던질 수 있다면 더 바랄게 없을 것 같아요. 

 앞으로 3년 뒤를 상상해본다면 어떤 모습이었으면 좋을 것 같으세요?

제 중심이 단단하게 잡혀있고 밀도가 단단한 사람이자 제 자신을 잘 알고 있는 배우가 되어 있었으면 좋겠어요. 여행도 많이 하면서 내 안의 이야기도 많이 쌓고 그걸 작품으로 풀어내고 있다면 더 바랄 게 없을 것 같고요. 그러면 언젠가 한 십 년 쯤 후면 마스터피스가 나올 수도 있지 않을까요? (웃음) 너무 큰 꿈일 수도 있지만 제 삶을 다져나가면서 자연스럽게  만들어 나가고 싶어요. 




한 줌에 가까운 가녀린 몸에서 어떻게 저런 에너지가 나오는지 모르겠다. 큰 벽을 만나도 주저하기 보다는 일단 올라탈 것만 같은 용감함. 이송이라는 배우에 대해 갸우뚱하는 사람들에게 상처 받기보다는 오히려 한 발짝 더 다가서서 가진 걸 보여주고 어필할 줄 아는 당돌함. 하지만 그런 자세는 타고 났다기보다는 아마도 4년의 길고 긴 기다림이 가져다준 보상일거다. 이제 배우로서는 한 두 걸음 뗀 신인이지만 작품만을 바라보는 게 아니라 더욱 더 길게 보고 멀리 보며 자신의 삶 자체를 작품으로 만들어 나가겠다는 그 포부. 어쩌면 십 년이 아닌 조금 더 이른 시기에 찾아올 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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