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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블스 런웨이’ 모델 강우, 2018년 신인의 자세로 다시 서다

조회5,840 등록일2018.03.02 2018.03.02 00:0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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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를 만나고 돌아오는 길 내내 복잡한 마음을 숨길 수 없었다. 인터뷰 내용을 어떻게 풀어내야 할지 처음으로 고민했던 순간이었다. 사실 그는 말수가 적거나 분위기를 어색하게 만드는 인터뷰이는 아니었다. 오히려 진솔한 편이었다. 솔직히 낚시성 기사를 써야했다면 쉬웠을 런지도 모른다. 모델 강우는 그만큼 감추거나 에두르는 법이 없었다. 시원시원한 직구처럼 대답을 날렸다. 하지만 그걸 모두 적을 수는 없는 일. 나는 문장 하나가 뉘앙스 차이로 다르게 받아들여 질 수도 있다는 걸 이미 알고 있으니까 말이다. 그래서 문제가 될 것 같은 부분이 있으면 빼달라고 이야기 해달라고 했다. 하지만 조바심을 내는 나와는 다르게 그는 괜찮다고 했다. 그렇다면 이제는 오롯이 내 몫이었다. 인터뷰이가 한 말의 의도를 제대로 파악해서 오해가 없게끔 가닥을 잡아야 했다. 독자들은 즐거울지 몰라도 글을 쓰는 입장에서는 난이도가 있는 작업이었다. 하지만 덕분에 그간 써왔던 인터뷰 중에 가장 재밌고 디테일이 살아있는 이야기가 탄생했다. 제발 나의 조바심이 재미를 반감시키지 않았기를. 제발 내가 그의 이야기가 오해의 여지가 없게 전달했기를. 


# 프로필 
이름 강우
190cm
소속 몰프
경력 2016 F/W 헤라서울패션위크 요하닉스 
방송 온스타일 ‘데블스 런웨이’출연 
SNS Instagram - gangingwu


▶ 빨리 찾아온 기회만큼 빨리 찾아온 슬럼프



 아마도 강우씨를 케이블 방송의 서바이벌 프로그램으로 처음 알게 되신 분들이 많을 것 같아요. 

방송 ‘데블스 런웨이’이후로 생각보다 많은 분들이 저를 알아봐 주시고 좋게 평가해 주시더라고요. 개인적으로는 신인이 인지도를 쌓고 알릴 수 있었다는 점에서 정말 좋은 기회를 잡았던 것 같아요. 아직도 제가 했던 방송 내용들이 짤이나 사진으로 돌아다니고 있더라고요. (웃음) 

 사실 대중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 경쟁이 엄청 치열했다고 들었어요. 

당시 지인으로부터 ‘도전 슈퍼모델 코리아’와 같은 프로그램이 새로 시작한다는 이야기를 들었어요. 그래서 지원서를 넣었는데 당시 이 프로그램에 출연하고 싶어 하는 지원자가 많았는데도 다행히 1차에 통과를 했어요. 일주일 간격으로 여러 차례 미팅이 있었는데 마지막까지 올라가서 뽑혔죠. 어떻게 제가 선택된 건지는 모르겠지만 프로그램 바로 직전에 쇼에 섰던 걸 좋게 봐주셨던 것 같아요. 




 매 회 주어진 미션을 소화해야 하고 참가자들과 함께 보내는 시간이 많다 보니 기억에 남는 일화도 있을 것 같아요. 

에피소드가 굉장히 많은데 그 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걸 한 가지만 꼽는다면 세미누드 촬영 이었던 것 같아요. 사실 그 전에는 노출이 있는 작업을 한 적이 없었거든요. 노하우도 없고 분위기도 익숙하지 않은데 설상가상 촬영 전에 왁싱을 단체로 받으러 가야했어요. 좀 그 상황이 민망하기도 하고 쑥스럽기도 했는데 하고 나니까 굉장히 깨끗한 몸이 되어있더라고요. (웃음) 촬영 당일에는 공교롭게도 제가 첫 번째 순서였는데 생각보다 노출이 별로 없는 의상을 준비해 주셨더라고요. 그래서 이왕 철저히 준비한 거 과감하게 보여주자고 생각해서 자진해서 탈의를 하고 촬영을 진행했는데 다행히 결과물이 좋게 나왔어요. 나중에 알고 보니까 저 때문에 뒤에서 대기하던 다른 모델들도 덩달아 벗을 수밖에 없었다고 하더라고요. (웃음)

 그런데 그 후 깊은 인상을 남긴 강우씨를 볼 기회가 별로 없었어요. 많은 분들이 궁금해 하셨을 것 같아요. 

방송이 끝나자마자 여러 에이전시로부터 제의를 받았어요. 당시에는 배우로서도 같이 활동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있어서 그쪽 방면으로도 뒷받침 해줄 수 있는 곳을 선택했고요. 그런데 모델 활동은 거의 하지 않고 연기만 준비하다 보니 대중들 앞에 거의 서지를 못했어요. 단역으로 잠깐 드라마에 출연한 것을 제외하고는 2년 가까이 공백기를 가지게 되어서 많은 분들이 일을 하지 않는 줄 아셨을 거예요. 아쉬운 부분도 있긴 하지만 그때 만약 공백기가 없었다면 너무 일이 잘 풀려서 오히려 감사할 줄 몰랐을 것 같아요. 슬럼프를 통해서 나를 좀 다스리는 법도 배우게 되었고 덕분에 좋은 사람들도 많이 얻었어요. 내실을 쌓는 과정이었다고 생각해요.


▶ 모델 강우를 만들어준 건 8할이 인복



 언제부터 모델의 꿈을 키우신 건가요? 이 일을 시작하시게 된 계기가 궁금해요. 

한 번도 모델이 되겠다는 생각을 해 본 적은 없어요. 저희 친가 쪽이 대대로 운동을 해 와서 저도 자연스럽게 수영을 했거든요. 그런데 이걸 계속 해야 하는 지에 대해서는 고민이 많았고 그러는 와중에 자연스럽게 그만두게 되었어요. 그러던 어느 날 우연히 수행평가 시간에 지점토로 손을 만들었는데 선생님이 미술을 해보는 게 어떻겠냐고 권유하시더라고요. 그렇게 시작했죠. 당시 고2때라 조금 늦다면 늦은 시기여서 굉장히 열심히 했어요. 주중에는 그림을 그리고 주말에는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학원비도 직접 벌었고요. 그렇게 한 번의 실패를 맛본 끝에 산업디자인과에 진학했는데 뭔가 맞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휴학을 하고 일을 하다 서울로 올라왔고 사석에서 모델 한 분을 소개받게 되었어요. 마침 사무실에 간다고 같이 가보자고 하더라고요. 그런데 그 자리에서 만난 디자이너 선생님이 저를 보시고는 마음에 드시는 지 써보고 싶다고 하셨어요. 당시에 컴카드도 없고 아무것도 준비가 되어있지 않은 상황이다 보니 다음을 기약하면서 인사를 드리고 나왔는데 얼마 뒤에 다시 연락이 와서 그렇게 2016 S/S 서울패션위크에서 데뷔를 하게 되었죠. 

 생각보다 돌고 돌아서 데뷔를 하시게 된 것 같은데 아까 잠시 일을 하셨다고 하셨는데 그때 이야기를 좀 자세히 들려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원래 고향이 대구예요.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휴학하고 무얼 할까 고민하던 찰나에 매스커피라는 곳에 합류하게 되었어요. 생각보다 커피를 만들고 매장을 꾸려나가는 게 재밌더라고요. 게다가 일하는 제 모습을 좋게 봐주셨는지 당시에 아주 살짝 (웃음) 입소문이 나서 손님분들이 늘어나기 시작했어요. 그러면서 매상도 늘고 덩달아 스텝들끼리도 분위기가 좋았고요. 사장님도 굉장히 예뻐해주셨어요. (웃음) 그러다가 모델 제의를 받아서 서울에 올라가야겠다고 마음을 먹었는데 마침 서울에도 매장을 내신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자연스럽게 넘어와서 일도 하고 모델 준비도 하게 된 거죠. 

 아까 ‘데블스 런웨이’도 그렇고 ‘매스커피’도 그렇게 뭔가 도와주시는 분들이 주위에 많은 것 같아요. 그 인복이 부럽네요. (웃음)

참 신기한 게 제가 다른 건 몰라도 인복은 타고났다는 생각을 하곤 해요. 지금은 많이 알려진 배우 (김)민재형을 사실 제주도에 여행을 갔다가 처음 만났거든요. 당시 게스트하우스에서 머물렀는데 밤 8시에 다 같이 모여서 막걸리를 먹는 자리가 있더라고요. 거기에서 만나 좀 친해졌는데 연기에 관심이 있다고 하니까 서울에 오면 꼭 연락하라고 번호를 알려주셨어요. 그렇게 연이 닿았죠. 지금 생각해도 너무 신기해요. 항상 여러 가지 조언이나 도움을 아끼지 않는 선배이자 형이죠. 


▶ 다시 신인의 마음으로 서다



 연기에 대한 꿈도 버리지 않았다고 하셨는데 어떤 점이 가장 크게 매력으로 다가오셨는지 궁금해요.

사실 인생은 한 번 뿐인데 연기를 통해 다양한 삶을 살아볼 수 있다는 게 제일 흥미로운 것 같아요. 다른 사람도 되어볼 수 있고요. 그러기 위해서는 많은 노력과 연구가 뒷받침 되어야 하겠지만 다른 직업에서는 경험하기 힘든 가장 큰 장점이라고 생각해요. 

 작품을 하게 된다면 어떤 역할이나 장르를 해보고 싶으세요?

교복을 입고 연기를 할 수 있는 역할이나 작품이었으면 좋겠어요. 아직까지는 가능한 나이 대라고 생각하는 데 그 후에는 어려울 것 같거든요. 그리고 학창시절에 운동을 하는 바람에 워낙 육중한 체격이어서 교복을 입지 못 했던 한도 풀고 싶고요. (웃음) 아직 풋풋한 청춘물의 느낌을 소화할 수 있을 때 도전해보고 싶어요. 

 다시 모델 강우로서 대중들 앞에 섰으니 이왕이면 각오를 직접 좀 들려주세요. 

다시 출발선 상에 선 것 같아요. 모델로서는 아직까지 많은 쇼를 소화한 게 아니고 다양한 촬영을 해본 것도 아니기 때문에 의욕이 충만한 상태고요. 어떻게 보면 신인이라고 볼 수 있을 것 같아요. 올 한 해 동안에는 무조건 많은 쇼를 서고 싶고 가능하다면 해외에서도 활동을 해보고 싶어요. 

 앞으로 삼 년 뒤의 자신을 그려본다면 어떤 모습일까요?

삼년 뒤라 아직 까마득하긴 하네요. (웃음) 그때쯤이면 많은 쇼를 소화하고 자리를 잡은 상태였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무엇보다 저에게 많은 도움을 주었던 지인들에게 그동안 받았던 걸 다 갚을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어요. 특히 제가 큰형이라고 부르는 이승목, 집 안에서 저를 대신해서 가장 청소를 많이 하는 둘째형 권용도, 이은재 대표님 그리고 형이자 선배인 모델 조민호. 이 네 사람에게는 진짜 보답해야 한다는 생각 뿐이예요. 그러려면 진짜 열심히 해야겠네요. (웃음) 




이야기가 차고 넘쳐났다. 하지만 다 실을 수는 없었다. 컴팩트하게 정리를 하되 내가 독자의 입장이라면 재밌게 느꼈을 에피소드나 디테일은 최대한 넣으려고 했다. 그래서 기존 인터뷰보다 답변이 길어져 버렸다. 하지만 그만큼 읽는 입장에서는 풍성하다는 느낌이 들 거다. 그의 진면목을 알려면 오프 더 레코드도 모두 풀어야 할 테지만 아직까지는 알아가는 단계가 아닌가. 이번에는 일단 여기까지만 하도록 하자. 그의 매력과 진가는 앞으로의 활동에서도 느낄 수 있을 거다. 모델 강우가 온다. 정말이지 무서운 바람이 들이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이 씬을 흔들어 놓을 태풍이 말이다. 

글 l 최하나 사진 l 이관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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