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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특한 마스크, ‘캣우먼’을 연상시키는 모델 이유진

조회10,325 등록일2016.10.25 2016.10.25 00:0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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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그간 내가 보아온 그 어떤 유형에도 속해있지 않았다. 뇌쇄적이라거나 퇴폐적이라는 단어들로만은 설명하기 힘든 묘한 매력이 있었다. 한껏 위로 올라간 눈매는 날카로워 보였지만 웃을 때 내보이는 눈웃음은 일순간 사람을 무장해제 시키는 천진난만함과 순수함이 있었다. 말을 할 때도 그랬다. 자신감이 넘치다가도 때로는 수줍어하는 모순된 모습이 있었다. 정말 무엇인가에 홀린 것만 같은 시간이었다. 


프로필 
신장 179cm
경력 SFAA, 루비나, 허환 패션쇼 모델 
잡지 나일론, 데이즈드, 싱글즈, 우먼센스, 레이디경향 모델 
일간지 중앙일보, 조선일보 모델




 마스크가 독특하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으실 것 같아요. 

(크게 웃으며) 네, 평범한 느낌은 아니라고들 하세요. 그래서인지 소위 ‘센 컨셉’의 촬영이 주로 들어오는데 제 스스로 말하기는 그렇지만 퇴폐적이면서도 뇌쇄적인 느낌이 잘 어울린다고들 해주시는 것 같아요. 



 개성이 강하면 남과 차별화되는 장점이 될 수 있지만 그게 단점이 될 수도 있을 것 같아요.

키가 크고 강한 이미지를 가지고 있다 보니까 뷰티나 광고 혹은 웨딩촬영 같은 경우에는 하고 싶어도 섭외가 많이 들어오지는 않아요. 그 점이 좀 아쉬워요. 열심히 하지 않는다는 이야기는 아닌데 약간 제게 잘 안 맞는 옷을 입은 느낌도 없지 않아 있고 결과물을 보면 확실히 그런 점이 느껴지는 것 같아요. 대신에 제가 잘할 수 있는 것들에 집중을 하려는 편이예요. 



 지금의 스타일은 처음부터 완성되신 건가요?

아니요, 이번에 저의 오랜 스타일을 과감하게 바꿨어요. 머리를 짧게 잘랐는데 처음에는 숏커트로 하려다가 그건 저의 이미지와 안 맞는 부분이 있을 것 같아서 짧은 단발에 가까운 길이로 하게 되었어요. 뭔가 확 두드러지는 변화를 주고 싶었어요. 



 최근에 했던 가장 기억에 남는 쇼에 대해서 좀 들려주세요.

전형적인 패션쇼는 아닌데 시간이라는 테마를 가지고 30명 가량의 모델이 걷는 거였어요. 원래는 쇼를 하게 되면 워킹이나 포즈 정도만 들어가는데 정말 시계처럼 끊임없이 돌아야 했어요. 뮤지컬처럼 극적인 연출이 좀 돋보인다고나 할까요? 몸은 좀 힘들었지만 (웃음) 인상 깊었던 쇼였던 것 같아요. 물론 보시는 분들은 한 20분 가량을 모델들이 한없이 도는 걸 보셔야 해서 좀 지루하셨을 지도 모르겠지만요. (웃음)



 

 


 오랫동안 모델로서 활동해오시면서 슬럼프를 겪으신 적은 없었나요?

슬럼프라고까지 하기는 그런데 아무래도 이쪽 계통의 일이 소위 한 번에 빵하고 크게 뜰 때가 있다 보니 저와 비슷하게 일을 소화하던 친구들이 저만치 앞서 나가는 것 같은 느낌을 받을 때가 있어요. 그러면 아무래도 상대적으로 제 자신이 한없이 작아지는 것 같고 초라하게 느껴지기도 하더라고요. 그렇다고 해서 그 친구들을 시기한다든가 질투하는 감정은 아니고요. 아무래도 제 일이 잘 안 풀리는 경우에 그런 모습들을 보면 더 힘들죠. 그럴 때 슬럼프가 왔나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굉장히 솔직하게 말씀해주셨는데 사실 저도 그런 똑같은 감정을 느낄 때가 있어요. 좋은 소식이 있다고 하면 같이 축하해줘야 하는데 그러지 못하는 경우가 있거든요. 저는 사실 아직까지 해결책을 찾지 못한 거 같은데 유진씨는 어떠세요?

그럴 때면 SNS를 일부러 안 보려고 해요. (웃음) 그리고 그 친구가 잘되는 데에는 합당한 이유와 노력이 있을 거라고 생각하려고 하죠. 저도 일을 더 찾아서 적극적으로 해보려고 하고 자극을 받을 수 있는 긍정적인 계기로 삼으려고 해요. 완벽하지는 않지만 제 나름대로의 경험이자 노하우라고 할 수 있겠네요. 



 모델이 된 결정적인 계기가 궁금해요. 

원래는 미술을 전공했는데 그 당시 타이라 뱅크스가 하는 모델 서바이벌 쇼가 유행할 때였어요. 특히나 저 같은 경우에는 디자인에 관심이 많았던 터라 좀 눈 여겨 봤던 것 같아요. 그러다가 서울패션위크를 보러 갔는데 남자모델들 사이에서 홍일점으로 무대에 선 여자모델이 그렇게 멋있어 보일 수가 없는 거예요. 그때부터 막연하게 꿈을 꾸기 시작한 것 같아요.



 그 후 바로 실행에 옮기셨나요?

그랬으면 좋았을 텐데 부모님께서 반대를 하셨어요. 제가 공부를 굉장히 잘하는 편은 아니었지만 (웃음) 그렇다고 해서 아예 못하는 것도 아니니까 더 미련이 있으셨던 것 같아요. 그래서 스무 살이 되자마자 모델 아카데미에 등록해서 본격적으로 모델의 꿈을 키우게 되었어요.






 모델이 되길 잘했다고 생각이 들었던 적은 언제셨나요?

일을 막 시작하고 나서는 그런 생각을 하지는 못 했어요. 그러다가 데뷔하고 한 이삼 년 정도 지났을 때인데 쇼가 앞뒤로 겹쳐서 늦을까 봐 정신 없이 이동을 하는데 갑자기 내가 모델이라는 게 실감이 나더라고요. 그렇게 무대 위에 딱 올랐는데 그곳에 있는 모든 사람들의 기운이 느껴지는 거예요. 포즈를 딱 하고 무대 뒤로 돌아왔는데 눈물이 나더라고요. 



 그렇다면 반대로 힘들다고 느껴질 때는 언제인가요?

제가 꿈꾸던 것과 실제로 제게 주어진 일과 차이가 있을 때요. 하지만 이건 경력이 쌓이면 자연스럽게 해결되는 것 같아요. 그리고 제가 체력이 좋은 편이 아니라서 촬영 스케줄이 타이트하면 그 점이 좀 힘든 것 같아요. 그래도 프로니까 집중력을 잃지 않고 하려고 다음날 체력까지 끌어다 쓰죠. (웃음)



 요즘 모델 이유진의 가장 큰 화두라면 무엇을 꼽을 수 있을까요?

(망설임 없이) 이번 패션위크요. 정말 중학교 이후로 이렇게 짧은 머리를 한 적이 없는 것 같아요. 큰 맘 먹고 변신을 한만큼 좋은 결과가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 커요. 그러다 보니까 요즘엔 제 일상이 전부 패션위크 준비 위주로 돌아가는 것 같아요. 일단 피부관리도 평소보다는 더 신경 써서 하려고 하고 있고 몸매관리를 위해 다이어트도 병행하고 있고요.



 하루일과가 궁금해요. 

일이 없는 날을 기준으로 말씀 드리면 일어나면 보통 인터넷 강의를 제일 먼저 들어요. 그리고 나서는 밥을 먹고 운동을 하러 갔다가 집으로 돌아와서 좀 쉬고 댄스학원에 가죠. 약속이 있는 날에는 친구들을 만나기도 하고요. 






 주로 어울리시는 분들도 대부분 같은 일을 하고 계신가요?

모델은 아니고 고등학교 때 미술을 배울 때 만난 친구들과 자주 만나요. 하지만 다들 예술과 관련된 일을 하다 보니 어느 정도 제가 하는 일을 잘 이해하는 편인 것 같아요. ‘미팅과 피팅’의 차이 정도는 기본적으로 알고 있고요. (웃음) 



 요즘 들어 모델들이 다른 분야로 진출하는 경우가 두드러지는 것 같아요. 유진씨도 방송이나 다른 쪽에 관심이 있으신가요?

저는 뷰티나 바디 관련 예능 프로그램에 관심이 있어요. ‘마이 리틀 텔레비전’처럼 여러 주제를 다루는 프로그램도 좋고 어떤 방송이든 섭외가 들어온다면 열심히 해보고 싶어요. 



 앞으로 해보고 싶은 일이 있으시다면 들려주세요. 

여행도 가고 공부도 좀 더 해보고 싶어요. 특히 디자인을 전공하다 보니까 순수미술도 제대로 한 번 배워보고 싶다는 일종의 갈증 같은 게 있어요. 또, 자격증을 따서 애견관련 일도 해보고 싶다는 마음도 있고요. 그리고 언젠가는 좋은 엄마이자 아내로서 가정을 이루고 싶은 꿈도 있어요. 






어쩌면 그녀를 첫인상만으로 내 마음대로 속단했는지 모른다. 당차서 걱정 같은 건 없이 항상 즐거울 것만 같다는 생각을 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인터뷰를 통해 들어본 그녀의 삶은 보통 우리네와 다를 게 없었다. 소위 잘 나가는 동료에 대한 악의 없는 부러움을 느끼는 모습은 친근하기까지 했다. 허나, 다른 게 하나 있다면 그런 감정과 처한 현실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이를 통해 발전하는 계기로 삼으려고 한다는 점이겠다. 그녀는 아마 앞으로도 때로는 울고 웃게 될 것이다. 하지만 그마저도 아주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것만 같다. 그것이 일의 일부 인 듯 삶의 일부 인 듯이 말이다. 



글 l 최하나 사진 l 이관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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