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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06 레이디스 앤 젠틀맨 vs 마더 파더 젠틀맨

조회5,751 등록일2013.06.13 2013.06.13 00:0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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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8월 JFK 공항 미국 젯블루 항공. 비행기가 완전히 멈출 때까지 자리에 앉아 있으라는 지시를 무시하고 일어난 승객의 가방이 승무원의 머리에 떨어졌다. 그 승무원, 승객들을 배웅하는 대신 제일 먼저 내려서는 집에 가버렸다. 그것도 비상용 슬라이드를 펼쳐서 ‘탈출’했다. “더 이상 못해먹겠으니 오늘 부로 관둔다”라는 마지막 기내방송을 남기고. 이를 두고 한 방송에서는 이 사건의 하이라이트가 그가 탈출 직전 맥주를 집어 들고 뛰어내렸다는 점이라 보도했다. 그가 한 일이 엄연한 범법 행위 임에도 불구하고 그는 하룻밤 새 일약 스타로 떠올랐다. 법원을 오가는 그의 미소 띈 얼굴이 매스컴에 오르내리는동안 그를 사면해주라는 청원을 담은 팬 사이트까지 만들어졌는데 그 이유인 즉, 사직서를 품고도 마지못해 일을 가는 모든 이들에게 그의 영웅적(?) 행동이 대리만족을 주었기 때문이라나.


사진 Steven Slater 


승객이 왕이라면 왕에도 여러 종류가 있는 법이다. 수라나인들을 굽어 살피시어 식사를 무르시는 ‘광해’같은 왕이 있는가 하면 이처럼 쿠데타를 부르는 왕도 가끔은 있는 것이다.  최근 국내 항공업계에 탄생한 유명 인사가 그렇다. 라면이 짜서 잡지로 승무원을 때린 그 분 말이다. 아니, 승무원이 잡지에 와서 부딪혔다던가? 인과 관계조차 불분명한 이 황당한 사건의 주역이신 그 분, 정작 미국땅은 제대로 밟지도 못하고 돌아오셔야 했다는데 이쯤 되면 미입국 카드 방문 목적란에 ‘그저 기내 난동 부리기 위하여’ 항목이라도 추가해 드려야 할 판이다.

언젠가 한 외국 항공에서 오만 진상을 부리던 승객을 참다 못한 한 한국인 승무원이 자기도 모르게 “아니, 이 양반이 진짜!”라고 했단다. 더욱 화가 난 승객은 컴플레인 레터를 요청하여 직접 영어로 써내려가기 시작했는데, ‘이 양반’이 나오는 부분에서 한참을 고민하더라는 이야기가 전설처럼 전해온다. 이 양반은 영어로? 디스 젠틀맨? 


“Welcome Aboard Ladies and Gentlemen~”이 마더 파더 젠틀맨이 될 수도... 



여튼 이 사건이 항공 승무원을 비롯한 서비스업계 종사자들의 고충이 재조명되는 계기가 되었다. 관련 기사에 따르면 내 직업은 ‘감정 노동자’이며 관련 직업병으로는 ‘미소 우울증’이 우려된단다. 

하지만 꼭 서비스업에 몸 담지 않아도 당신이 은둔형 외톨이가 아닌 이상 직접적이든 간접적이든 사람을 상대하게 된다. 그리고 어느 곳에나 우리의 상무님 같은, 안 그래도 힘든 삶을 더 괴롭게 만드는 존재는 있게 마련. 아무리  U+라 말씀드려도 불난 거냐고 되물으시는 사랑하는 고객님, 식후엔 꼭 큰 소리로 트림을 내질러야 하는 오빠 신생아 스타일 옆자리 김대리, 교묘하고 치밀하게 오래 공들여 사람 물 먹이는 동료까지. 그들을 교화 시키느니 내가 산에 들어가 도 닦는 것이 빠를지도 모르겠다. 사회인이라면 누구나 슬라이드를 타고 탈출하고픈 그런 날들이 있는지라 그저 위안할 뿐. 




새내기 시절, 누군가 내게 “일에서 어떤 일이 있었든, 상한 기분은 유니폼 벗을 때 함께 벗어버리라”라고 조언을 해준 적이 있다. 실제로 이 말은 주문처럼 효과가 있었는데, 한 해 한 해 쌓이다 보니 그 주문도 필요없게 되더라. 방금 무슨 비행을 다녀왔는지조차 기억이 잘 안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실 정말 잊기 힘든 그런 분들이 있다. 

통로에 살포시 나와 있던 다리를 내 카트가 가서 콱 찍어버렸는데도 난 다리가 두 개니 걱정 말라시던 분, 쏟아진 물을 보고 할말을 잃은 내게 자기 안 씻은 거 티난 거냐며 웃어주신 분, 아픈 승무원을 대신해 투입된 일등석에서 한참을 어리버리하다가 트레이닝을 아직 안받았다는 나의 이실직고에 “비밀인데 나도 승객 트레이닝을 아직 안받았다” 해주신 분, 어떻게 손 쓸 수도 없이 완벽히 고장난 비즈니스 석에 앉아 계시면서도 옆자리 여자분을 가리켜 기내 최고 미녀 옆에 앉은 걸로 만족한다 하셔서 모두를 기분 좋게 만든 그런 분들. 


내기에 져서 에어아시아 승무원 복장을 한 버진 애틀란틱 항공의 리쳐드 브랜슨.
그저 약간의 유머와 배려면 삶은 이토록 즐거울 수 있는 것을!  


“중요한 사람이 되는 건 좋은 일이지만 좋은 사람이 되는 것은 더 중요한 일이다.” 이 말의 의미를 내 마음에 새겨 주신 분들이 더 많았기에 오늘도 나는 즐거이 유니폼을 입는다.  




참고로 불만사항을 침착하게 설명해주시면 우리는 최선을 다해서 해결책을 찾아드릴 수 있다. 당신의 고매한 인격은 컴플레인 할 때에 가장 극명하게 드러난다는 것을 명심하시길. 또 어느 누군가는 이렇게 썼다. ‘승무원에게 친절할수록 당신이 고도 38000피트에서 따뜻한 쿠키를 얻어먹을 확률은 높아진다’고.  


글| 패션웹진 스냅 젯셋걸(Jetsetgirl) 사진| 싸이 ‘강남스타일’ MV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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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jsmksm62014-10-20 오전 11:56:33

    잘보고갑니다

  • jsmksm62014-09-13 오전 9:34:27

    잘보고갑니다

  • jsmksm62014-08-12 오전 7:54:15

    잘봤습니다

  • jsmksm62014-07-22 오전 11:06:05

    잘봤습니다

  • jsmksm62014-02-14 오후 8:04:55

    잘봤습니다^^

  • jhj23372014-02-11 오전 12:44:31

    잘 보구 갑니다^^

  • mail552014-01-14 오전 11:22:07

    잘봤습니다^^

  • sia4sia42013-12-10 오후 2:43:22

    잘 봤습니다.

  • pyktop2013-11-21 오후 11:15:37

    잘보고 가요

  • lovejhsjp2013-09-29 오전 2:42:15

    잘 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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