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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에세이 ‘내가 누구든, 어디에 있든’, 모델+일러스트레이터 김나래

조회15,258 등록일2017.02.28 2017.02.28 00:0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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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내가 누구든, 어디에 있든 : 스물여섯, 나는 무작정 뉴욕으로 떠났다’ 의 저자 인터뷰 


프로필 
출생 1988년 10월 19일
저서 에세이 ‘내가 누구든, 어디에 있든’ 
수상 2010년 엘리트 모델룩 코리아 선발대회 패션부문 3위
경력 서울패션위크 모델 
잡지 싱글즈, 쎄씨, 그라피 모델


오래간만에 참 아름다운 사람을 만났다. 나는 그 때문에 그저 한 번 스치는 인터뷰어와 인터뷰이의 사이가 아니라 오랫동안 알고 지낼 수 있는 인연이기를 바랐다. 그림에 대해 예술에 대해 이야기 할 때면 달뜬 얼굴에 열정이 아른거리던 일러스트레이터 김나래. 그녀는 말을 할 때는 자신의 의견을 뚜렷하게 밝히면서도 말을 골랐다. 그녀의 대답에 혹시라도 누군가 상처를 받거나 기분 나빠 할 까봐. 그런 그녀와의 대화가 조금 더 오래 지속되었으면 하는 나의 바람이 자꾸만 시간을 확인하게 만들었다. 헛된 바람이겠지만 그녀와의 인터뷰를 하는 동안 나는 가능하다면 날아가는 시간을 잡고 싶었다. 예술에 대해서 이렇게 들뜬 마음으로 이야기를 조금이라도 더 나눌 수 있게 말이다. 





마음의 빚을 내려놓고 훌쩍 떠나다



  원래 모델 일을 하셨다고 들었는데 어떻게 시작하게 되신 건지 궁금해요. 

원래부터 모델의 꿈을 키웠던 건 아니었어요. 그런데 저의 신체조건 때문에 우연한 기회에 제의를 받았고 이것도 하나의 도전이겠다 싶어서 시작을 하게 되었어요. 대회에서 입상도 하고 화보촬영도 하면서 모델로서의 활동을 꾸준히 이어나갔죠. 




  그런데 모델로서 커리어를 쌓다가 홀연히 떠나셨어요. 그렇게 만든 특별한 계기가 있었나요?

어느 순간 이게 내가 가장 원하는 일인가라는 의문이 들었어요. 싫어서라기보다는 정말로 평생 하고 싶은 일인가 하는 그런 종류의 느낌이었던 것 같아요. 하지만 어떻게 보면 저는 타고난 조건으로 인해 남들이 바라는 기회를 수월하게 얻었다는 마음의 빚이 있어서 일을 그만두지도 못하고 망설이며 그런 생각만 품고 있었죠. 그러던 어느 날 미드 ‘섹스앤더시티’를 보는데 이거다 싶었어요. 그렇게 아무 대책 없이 뉴욕으로 떠났죠. 

어떻게 보면 너무 무모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다. 아는 사람이 있는 것도 아니고 뚜렷한 계획이 있는 것도 아닌데 모든 걸 접고 먼 나라로 훌쩍 떠난다는 것이. 하지만 나는 그녀를 이해할 수 있을 것만 같았다. 가이드북에 실린 사진 한 장을 보고 짐을 꾸려 중국 오지로 떠난 경험이 있었으니까. 이성적인 행동이 아니라는 건 알지만 그만큼 그녀의 마음을 한 순간에 훔칠 수 있을 정도로 강렬한 끌림이 작용했을 거다. 마치 첫 눈에 반한 것처럼.





  초반에는 정말 좋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저도 밴쿠버에서 첫 한 달은 집에 전화해서 천국에 온 것 같다고 그랬거든요. (웃음) 나래씨는 어떠셨나요?

처음 석 달은 정말 좋았어요. 휴식이 필요하다고 느낄 시기에 자유롭게 여행하고 구경하고 쉴 수 있었으니까요. 또 전혀 다른 도시의 모습과 사람들에게 매력을 느꼈고 푹 빠져 지냈죠. 오길 정말 잘했다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몇 개월이 지나자 처음의 그런 들뜬 마음은 조금씩 차분해지더라고요. 그래도 여전히 뉴욕은 저와 잘 맞는다는 생각을 했어요. 그러니까 다시 돌아가고 싶은 거겠죠? (웃음)






  그렇지만 뉴욕이라는 도시에 대해 부푼 기대를 가지고 갔다가 실망해서 돌아오시는 분들도 봤어요. 확실히 양면성이 있는 곳이라는 생각도 들어요.

저도 어느 정도는 동의해요. 뉴욕이라는 도시가 힙한 동네와 그렇지 않은 동네로 나뉘어져 있거든요. 그러다 보니까 예상치 못했던 모습들까지 다 끌어 앉을 수 있는 포용력이 필요한 것 같아요. 조금 어렵게 이야기 하기는 했는데 쉽게 말해 열린 마음을 가지고 지내다 보면 적응이 돼요. 저도 그랬어요. 지하철 선로를 뛰어다니는 거대한 쥐를 보고 놀라기도 했고 무단횡단을 하는 사람들 때문에 당황스럽기도 했는데 그건 어느 한 부분일 뿐이라고 생각하고 받아들였어요. 그런 단점들을 눈감게 할 만큼 장점이 더 큰 도시라고 생각해요.





  항상 많은 사람들과 함께 작업하시다가 혼자가 되니까 외롭지는 않으셨나요? 

처음에는 굉장히 어색했어요. 뉴요커들은 식당에서 혼자서 밥을 먹어도 눈치 보지 않고 당당한데 저는 자꾸 주변을 의식하게 되더라고요. 그런데 어느 순간 저도 자연스럽게 그렇게 변하게 되었고 지금은 그게 참 좋은 것 같아요. 





  너무 단점만 이야기 한 것 같은데 나래씨가 느끼는 뉴욕의 장점은 뭐가 있을까요?

일단 예술을 하는 사람들에게는 다양한 기회가 열려있고 또 영감을 주는 장소들이 많아요. 다양한 문화적 혜택을 저렴하게 누릴 수 있다는 점도 매력적이죠. 무엇보다 가지각색의 사람들을 만나 교류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고요. 






내 안에 숨겨져 있던 씨앗, 그건 바로 그림



  그림 그리는 걸 원래 좋아하셨다고 들었어요. 

어릴 때 그림 그리는 걸 정말 좋아했어요. 부모님도 다 아실 정도로요. 그런데 진로를 결정하면서 그만 두게 되었죠. 그저 치기 어린 마음이었던 건 아닌데 자연스럽게 그렇게 되어버렸어요. 그런데 다시 그림을 그리게 되었고 일러스트레이터가 되고 책까지 내게 된 걸 보면 그게 완전히 사라지지는 않았던 것 같아요. 지금의 모습이 되기까지 돌고 돌아오기는 했지만요. 





  뉴욕에서 머무시는 동안 일러스트레이터가 되셨어요. 애초에 가실 때부터 그림을 그려야겠다는 생각을 하신 건가요?

그림을 다시 제대로 그려보겠다는 생각으로 뉴욕에 간 건 아니었어요. 그런데 정말 자연스럽게 어느 순간 제가 눈에 보이는 것들을 그리고 있더라고요. 아마 제 속에는 항상 그림으로 표현하고자 하는 욕구가 있었던 것 같아요. 여행자의 신분이 되어 영감을 주는 것들을 맘껏 볼 수 있으니까 그게 저절로 발현이 된 거라고 생각해요. 





  어떻게 보면 전혀 다른 분야로 전직을 하시게 된 셈인데 불안하지는 않으셨나요? 그간의 커리어를 활용할 수 없는 일이기도 하잖아요. 

많이 불안했어요. (웃음) 그림을 그리게 되었지만 이걸 직업으로 삼을 수 있을지 어떨지는 모르는 거니까요. 저도 지금의 청춘들처럼 많이 걱정하고 고민도 했는데 결과적으로는 잘한 선택이었다고 생각해요. 무엇보다 제 마음이 이끌리는 대로 행동했고 그 와중에 다른 것들은 크게 염두에 두지 않으려고 했어요. 대신 제가 한 선택에는 책임을 지려고 노력했죠. 

영원히 창작하는 사람으로 남고파 






  나래씨는 작업을 어떻게 하시는 편이세요?

시간을 정해놓거나 목표를 세워두고 작업하시는 분들도 계신데 저는 그냥 하루 종일 계속 그려요. 그리고 장소 같은 경우에는 여러 곳에서 해봤지만 도서관이 제일 잘 맞더라고요. 그래서 매일 가방 하나 매고 가서 그림을 그려요. 사실 처음에는 도서관에서 작업을 한다는 게 좀 그랬어요. 약간 불편하기도 하고 고루할 것 같다는 선입견이 없지 않아 있었는데 요즘 지어진 곳들은 정말 경치도 좋고 시설도 깨끗하고 편리해요. 또한 책으로 둘러싸인 공간에서 창작을 할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장점인 것 같아요. 






  그 전에도 책을 내셨지만 글까지 소화하신 건 이번이 처음인 걸로 알고 있어요. 쉽지만은 않았을 것 같아요. 

쉽지 않았어요. 일단 글을 쓰는 데만 한 5개월 정도가 걸렸고 그 다음에 여러 가지로 손을 보고 책으로 만들어지기까지 대략 1년이 소요된 것 같아요. 예전에는 그림만 그렸는데 글까지 써야 하니까 부담감이 컸죠. 그래도 제가 느꼈던 바를 독자분들에게 들려드릴 수 있는 기회라 감사한 마음으로 작업을 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이건 저의 고민이기도 한데 (웃음) 아무래도 글을 쓰거나 그림을 그리다 보면 함께 작업을 하게 되는 기회도 생기잖아요. 그럴 때 콜라보를 잘 할 수 있는 노하우가 있으신가요?

콜라보레이션 작업을 할 때는 아무래도 서로의 작업 취향을 먼저 파악하는 게 중요할 것 같아요. 그리고 함께 하는 작품이니까 욕심을 좀 내려놓고 서로 맞춰주려는 태도가 있어야 해요. 물론 예술을 하는 입장에서 어느 정도의 고집도 필요한 건 맞는데 둘의 시너지가 필요한 거라 양보를 할 필요가 있는 것 같아요. 다행히 저는 큰 의견충돌 없이 작업을 마무리 지었고 지금도 개인적으로 연락을 하고 지내요.





  앞으로의 계획을 좀 들려주세요. 

원래 뭔가 구체적으로 계획을 짜서 움직이는 스타일은 아니예요. 그래서 시기적으로 나눠서 명확하게 말씀 드릴 수는 없지만 일단 그림은 계속 그릴 거고요. 그 동안 그렸던 작품들을 전시해볼 생각도 가지고 있어요. 당분간은 저의 책 ‘내가 누구든, 어디에 있든’으로 많은 분들을 만나 뵙고 싶고요. 






  인터뷰할 때 종종 드리는 질문이기도 한데 지금 하고 계신 일이 나의 천직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천직이라고 생각해요. 그런데 어쨌든 저는 그림을 가지고 표현을 하고 창작을 하는 사람이니까 앞으로 다른 매개체로도 작업을 할 수도 있다는 가능성은 열어두고 싶어요. 



많은 사람들이 떠난다. 이유가 어찌되었건 그 시간을 통해 돌아왔을 때 좀 더 성장해있기를 바란다. 하지만 결론만 놓고 본다면 그건 결코 녹록하지 않은 바람에 가깝다. 아무도 아는 이가 없는 곳에 떨어져 마치 어린아이가 된 것 같은 상황에 놓이게 되면 당황하게 된다. 그때는 이국적인 풍경도 넉넉한 시간적 여유도 자유로움도 아무런 소용이 없게 된다. 갈피를 잃다가 떠나온 것을 저주하며 다시 가방을 싸기도 하고 꾸역꾸역 시간을 보내고 돌아와 후회하기도 한다. 최악인 경우에는 머물렀던 그 곳을 저주하게 되기도 한다. 결국 모든 것을 아름답게 추억하기 위해서는 시시때때로 찾아오는 슬럼프와 외로움을 이겨내고 부지런히 하루하루를 보내야 한다. 모델이라는 커리어를 버리고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했던 김나래. 그녀는 한국으로 돌아와 이제 일러스트레이터이자 에세이를 써낸 작가가 되었다. 그녀가 뉴욕에서 보냈던 시간을 우리는 단편적으로만 들여다 볼 수밖에는 없다. 하지만 결과가 말해주고 있지 않은가. 그 곳에서 누구보다 치열하고 아름답게 버텨내었노라고. 




내가 누구든 어디에 있든
김나래 저│리스컴


『내가 누구든, 어디에 있든』은 꿈을 살다 온 한 청춘의 이야기를 네 개의 장으로 풀어냈다. ▲ 뉴욕으로 떠날 결심과 준비를 하는 도약기 ‘들뜨는 마음’ ▲ 영어울렁증을 극복하고 서서히 뉴요커가 되어가는 적응기 ‘불안한 거주자’ ▲ 운명 같이 꿈을 만나게 된 전환기 ‘꿈꾸는 청춘’ ▲ 여행을 다니며 자신과 꿈에 대해 고민하는 안정기 ‘사색의 시간’으로 구성했다.

꿈, 희망, 행복, 친구, 여행 등을 담아낸 73개의 담백한 에피소드와 다양한 그림, 사진을 실었다. 이 책의 모든 그림들은 뉴욕에서 아트북을 출간할 정도로 감각적인 실력을 갖춘 김나래 작가가 직접 그렸다. 청춘의 한 페이지를 아름답게 장식할 수 있도록 해준 뉴욕의 모든 것들을 작가 특유의 감성을 담아 그려냈다. 

또한 록펠러센터의 크리스마스 풍경, 24시간 운행하는 지하철, 문화와 예술의 거리 등 뉴욕의 다양한 모습을 사진으로 만나볼 수 있다. 김나래 작가가 뉴욕에 머물면서 여행한 미국의 올랜도·워싱턴·나이아가라, 주변국인 멕시코 칸쿤의 풍경도 함께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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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한마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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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4qrafzv2017-02-28 오후 6:16:16

    책 읽어봤는데 너무 멋진 분이세요!
    그림도 너무 좋더라고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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