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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eature

그녀의 하와이에서는 바닐라향이 난다, 사진작가 신혜림

조회26,511 등록일2016.07.28 2016.07.28 00:0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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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 ‘핑크 블라썸 아일랜드’ 출간한 포토그래퍼 신혜림 인터뷰


프로필 
소속 에스아이크리에이션(작가)
경력 2011.05~ 에스아이크리에이션 작가
저서 핑크 블라썸 아일랜드 


그녀의 사진에서는 달콤한 바닐라향이 났다. 사진작가 신혜림이라면 도심 한복판에서 촬영을 해도 로맨틱한 여행지로 바꿔버릴 수 있을 것만 같았다. 궁금해졌다. 이런 사진을 찍는 사람이라면 인터뷰를 해도 그런 느낌이 날지. 부푼 기대를 안고 만난 그녀는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딱 그런 사람이었다. 속마음을 감출 수 없다는 느낀 그대로가 작품에 드러난다는 그녀는 말을 할 때도 마찬가지였다. 얼마 뒤에는 하와이에 이어 노르웨이에서 찍은 사진들로 책이 나온다고 했다. 책장을 넘기다 보면 알아챌 수 있을 거다. 그녀가 과연 어떤 기분이었는지를. 


 사진작가 되겠다는 꿈은 언제 가지게 되신 건가요?

대학 때 전공이 공예였어요. 그런데 이걸 평생 직업을 삼는다고 생각하니 자신이 없더라고요. 저와는 잘 맞지 않는다는 생각이 컸거든요. 그래서 학교를 다니는 내내 많이 힘들었고 갈등도 하고 방황도 많이 했어요. 그래서 내가 좋아하고 잘할 수 있는 것 찾으려고 이런저런 시도를 한 끝에 사진이라는 생각이 들었죠. 그리고는 계속 작업을 해오고 있어요. 





 많은 사람들이 예술을 해서는 먹고 살수 없다고 생각하는데 공감하시나요?

어느 정도 동감해요. 내가 하고 싶은 작업을 가지고만 생계를 유지할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겠죠. 하지만 그렇지 않은 게 현실인 것 같아요. 그렇다고 포기를 하는 것보다는 다른 일과 병행을 하면서 꾸준히 하다 보면 빛을 발할 때가 온다고 생각해요. 그러다 보면 자연스럽게 예술로만 먹고 살 수 있지 않을까요?



 사진을 찍을 때 쓰시는 장비들이 궁금해요. 특히 이번에 내신 ‘핑크 블라썸 아일랜드’의 경우에는 어떻게 작업하셨나요?

여행을 하며 찍을 때는 정말 필름카메라 하나만 들고 다녀요. 조명도 따로 안 쓰고요. 대신에 빛이 아름다운 순간을 포착하려고 노력하죠. 일종의 직업병이기도 한데 아침에 숙소에 누워있다가도 햇살이 창문을 뚫고 들어오면 카메라를 들고 사진부터 찍어요. (웃음) 





 요즘 하와이로 여행을 많이 가시더라고요. 그런 분들에게는 작가님의 사진이 셀프촬영의 길잡이가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렇게 봐주신다면 감사하죠. 제가 다녀왔던 곳들 중에는 유명관광지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장소들이 더 많아요. 여행을 쭉 하면서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아름답다고 생각한 곳들을 많이 담으려고 노력했어요. 이 기회를 통해서 알려지게 되면 좋겠네요. 같이 공감할 수 있게요. 





 작가님의 사진을 보다 보면 어떤 건 쓸쓸하게 보이고 또 어떤 건 행복하게 보여요. 제가 본 게 맞는 건가요? (웃음)

감정이 사진에 반영이 되는 편인 것 같아요. 일부러 그런 느낌을 내려고 찍는 건 아닌데 이상하게 인화를 해서 모아놓으면 그렇더라고요. 그걸 숨기기 어려운 것 같아요. 그런데 어떻게 보면 감정의 파노라마를 사진으로 쭉 보여줄 수 있는 것이기도 하니까 좋은 것 같기도 해요. 






 사진을 찍을 때 중요한 점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스타일이 중요한 것 같아요. 내가 어떻게 찍고 싶은 지에 대한 확고한 생각이 있다면 같은 피사체를 찍어도 확연히 다르게 나오거든요. 





 작업을 하시다 보면 힘드실 때도 있을 것 같아요. 

창작의 여지가 전혀 없는 작업을 할 때가 제일 힘든 것 같아요. 가끔씩 사진을 가지고 오셔서 똑같이 찍어달라고 하시는 경우가 있는데 그럴 때는 예술을 하는 사람으로서는 좀 갑갑하다는 느낌이 들더라고요. 제 생각과 스타일을 보여줄 수 있게 조금의 여백이라도 남겨주시면 즐겁게 작업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여행, 좋아하세요?

여행 좋아해요. 얼마 전에는 친구와 함께 미국 서부여행을 다녀왔어요. 그런데 솔직히 그렇게 땅덩어리가 클 줄은 몰랐어요. 짧은 시간 내에 여러 도시들을 돌아보다 보니까 많이 힘들더라고요. 좀 더 여유 있게 일정을 짰어야 했는데 하는 아쉬움도 있긴 하지만 그래도 기억에 오래 남을 것 같아요. (웃음)








 왠지 특별한 에피소드도 있으셨을 것 같은데요. (웃음)

한 번은 애리조나를 구경하는데 아무 생각 없이 정오쯤에 출발을 한 거예요. 차가 엄청 뜨겁게 달궈진데다가 날씨는 푹푹 쪄서 고생을 엄청 했죠. 돌아갈 수도 없고. 너무 더워서 귀에다가 막 미스트를 뿌렸어요. (웃음) 





 노르웨이 사진집도 곧 나온다고 들었어요. 

요즘 북유럽에 관심을 많이 가지시는데 노르웨이는 정말 매력적인 나라라고 생각해요. 높은 건물은 거의 없고 정말 자연이 그대로 쫙 펼쳐져 있는데 가는 데마다 너무 아름다워서 절로 감탄하게 되더라고요. 셔터만 눌러도 작품이 되는 그런 장소인 것 같아요. 단, 겨울에 가는 것보다 여름에 가는 걸 추천해드리고 싶어요. 




 작가님만의 여행스타일이 궁금해요. 

촉박하게 관광지만 훑어보고 지나가는 건 저랑 잘 안 맞는 것 같아요. 여유를 가지고 일어나고 싶을 때 일어나고 마음에 드는 곳이 있으면 머무는 동안 여러 번 가보면서 그 곳의 생활과 여행을 동시에 즐기고 싶어 하는 스타일인 것 같아요. (웃음)





 개인적으로 작가님의 사진을 보면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의 웨스 앤더스 감독이 떠올라요. 

저도 좋아하는 감독이예요. 그 분 작품을 보면서 의도치 않게 영감을 받을 때도 있는 것 같아요. 빈티지스러운 색감이 정말 예쁜 것 같아요. 






 결과물이 사진이면서도 뭔가 그림 같다는 생각도 들어요. 그런 면에서 다양한 시도를 해보실 수 있을 것 같은데 콜라보작업은 어떠신가요? (웃음)

협업작업에 대해서는 항상 열려있어요. 그렇지 않아도 이번 서부여행 때도 그림을 그리는 친구와 함께 했고요. 사진으로만 끝나는 게 아니라 여러 가지 다양한 장르와 만나 새로운 걸로 재창조 된다면 재미있는 것 같아요. 





 지금 이렇게 사진작가가 되어있을 거라고 예상하셨나요? 

꿈에도 상상 못 했어요. 그런 걸 잘 생각하는 타입도 아닌데다가 잘 맞추지도 못하는 것 같아요. (웃음)





 2016년 남은 기간 동안의 계획이 있다면 좀 들려주세요. 

일단 부산과 서울에서 하는 사진페어에 참가하게 될 것 같고 아까 말씀 드렸던 친구와의 미서부여행 콜라보작업을 선보이게 될 것 같아요. 





 십 년 뒤, 작가 신혜림은 어떤 모습일 거라고 예상하세요?

저라는 사람자체가 뭔가를 계획하는 스타일과는 거리가 멀다 보니까 상상이 좀 안가요. 그냥 지금에 충실하다 보면 그때쯤에도 무언가 즐기면서 하고 있지 않을까요? 그보다는 현재에 충실하면서 행복한 사람이었으면 해요. 






그녀와의 인터뷰를 정리하면서 평소보다 힘이 잔뜩 들어갔다. 잘 쓰고 싶었으니까. 인터뷰 말미에 작가 신혜림은 내게 물어왔다. “오늘 인터뷰 어떠셨어요?” 아마 이 글은 그 질문에 대한 답이 될 것이다. 만나기 전 그녀를 유명스타와 작업한 사진작가라고 소개한 글을 많이 보았다. 하지만 그녀와 만난 후 나는 그보다는 확고한 스타일과 신념을 가진 사진작가라는 수식어를 붙여주고 싶었다. 즐기면서 쉽게 찍는 것 같아 보이지만 실은 불편하더라도 자신의 믿음대로 작업하는 사람이라고. 그러니 쉽게 빛을 만들어내기보다는 기다려서라도 찰나의 빛을 잡아내는 사진을 찍었을 테니까 말이다. 예술가는 작품으로 말한다고 했다. 그러니 내가 본 게 맞는다면 아마도 그녀는 사진처럼 로맨틱하면서도 향기로운 사람일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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