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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 디자이너 고태용, “현실에 발 디딘 꿈꾸는 별. 세상을 넘다”

조회12,344 등록일2016.05.20 2016.05.20 00:0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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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패션 디자이너 고태용, 책 『세상은 나를 꺾을 수 없다』 출간 

 

 

 

『세상은 나를 꺾을 수 없다』 이건 뭐지? 제목 한 번 거창한데. 운동 선수가 시련을 극복하고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딴 이야기인가?

 

그것이 이 책에 대한 나의 첫인상이었다. 과연 내용도 그럴까?라는 호기심에 책장을 넘겼다. 이 책은 의상학과 편입생에, 해외 유학도 안 가본, 영어도 잘 못하는, 그림도 잘 못 그리는, 돈도 빽도 없는 단지 옷이 좋아서, 무대 위의 디자이너가 멋져 보여서 디자이너가 되겠다고 선언한 고태용의 ‘빛나는 고생담’이다. 학력도, 스펙도, 인맥도 ‘별’ 볼 일 없었던 그가 10년이 지난 지금은 늘 별(스타)과 함께 작업하는 '별' 볼 일 있는 사람이 되었다. 아니, 정확하게 말하자면 그가 별(스타)이 되었다.   

  


 

  

부분의 사람들이 국어를 배우면 주제를 알고, 산수를 배우면 분수를 알게 되어 세상이라는 장벽 앞에 쉽게 꺾여 간다. 하지만 브랜드 '비욘드 클로젯(Beyond Closet)'의 고태용은 ‘내 주제에 뭘 하겠어?’라는 생각 대신 ‘내 주제가 어때서? 안 될게 뭐야?’라고 외쳤다. 이것은 편견 가득한 세상에 그가 맨몸으로 부딪혀 본 흔적이다. 그리고 이것은 주제 파악과 분수 지키기를 강요하는 세상에 알몸으로 도전했던 자취이기도 하다.  오늘은 이 책을 안내자 삼아서 고태용이란 별(star)의 이면을 들여다 보고자 한다. 고태용이란 별 너머에는 대체 뭐가 있을까?  

 

  

 책 제목이 뭔가 도전적입니다.『세상은 나를 꺾을 수 없다』라니. 도발적이기도 하구요. 책 제목을 이렇게 정한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처음 책이 기획됐을 때는 패션 디자이너가 되고 싶은 사람들, 패션을 전문으로 하는 사람들을 독자 타겟으로 초점을 두고 책을 진행했었어요. 그런데 책을 쓰기 위해 여러 가지 이야기와 자료들을 모으다 보니까 새로운 것에 대한 목표와 꿈을 가진 사람들, 그리고 조금은 늦은 나이지만 새로운 것에 대해 도전을 멈추지 않는 사람들에게 그냥 제가 경험한 이야기를 해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러다 보니 패션 관련 책이라기 보다는 패션이라는 분야를 통해 도전을 하고 있는 사람의 이야기. 일종의 자기 계발서로 컨셉을 정하는 게 맞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패션으로 한정되기 보다는 좀 더 포괄적인 주제를 담는 제목이 필요하겠다 싶었구요. 그러다가 고심 끝에 이런 제목을 정했어요.

 

『세상은 나를 꺾을 수 없다』라는 제목이 본인의 경험이나 생각에서 나온 것 같아요.

맞아요. 사실 패션이라는 분야가 일반 대중들에게는 어렵고 생소한 분야라서 여러 가지 질문들을 많이 받아요. “패션 디자이너가 되려면 집에 돈이 많아야 하나요?” “반드시 해외 유학을 다녀와야 하나요?” 같은 질문을 받으면, 저는 제 경험에 근거해서 그들에게 답을 해줘요. 그 질문에 대한 답이 이 책에 담겨 있어요. 그래서 그런 답 전체를 포괄적으로 담을 수 있는 제목을 정한 거구요. 책 제목을 보고서 제 친구들은 놀리더라구요. 책 제목이 무슨 위인전 제목 같다고요.(웃음) 하지만 꿈꾸는 청춘들에게 제가 경험한 이야기를 해주고 패션이라는 것, 그리고 도전이라는 것은 누구나 할 수 있다는 걸 이야기 해주고 싶었어요.

 

 혹시 지금 정해진 제목 말고, 고민하셨던 다른 제목 후보들이 있었나요?

'열정(Passion : 패션)을 디자인하다'요. 패션(Fashion)이라는 게 패션(Passion : 열정)이라는 단어와 철자는 다르지만 발음은 같잖아요? 패션이라는 것이 곧 열정이라는 것으로도 풀이가 되기 때문에 이 제목도 고민해 봤었죠.(웃음) 또 제가 하고 있는 브랜드가 ‘비욘드 클로젯(beyond closet)’이다 보니까 '옷장을 넘어서'라는 제목도 생각해 보기도 했어요.

 


 책 서문에 “이것은 고생담이고 실패담이다”라고 하셨는데, 책의 마지막 장을 넘기고 나니 ‘빛나는 고생담’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랬나요?(웃음) 제가 이 책을 쓰면서 읽는 사람들에게 느끼게 해주고 싶었던 감정은요. 어떤 패션 디자이너가 성공을 해서 지금은 이렇게 많은 것을 누리고 있다라는 그런 화려함에 대한 동경의 감정이 아니었어요. 그냥 어쩌면 동네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패션을 좋아하고 잘 노는 동네 형, 혹은 동네 오빠가 있는데, 그런 형 오빠가 자기 일을 열심히 해서 어떤 분야에서 최고가 되었다는 이야기. 그런 이야기를 편하게 담담하게 들려주고 싶었어요. 그리고 제가 노력해서 이룬 것들에 대해서는 있는 그대로 솔직하게 이야기를 해주는 것이 읽는 분들에게 더 용기를 주지 않을까라는 생각도 있었고요. 책을 다 읽고 나서 사람들이 “이런 사람도 패션 디자이너가 되었다면, 나도 될 수 있겠는데!”라는 걸 느꼈다면 저는 만족하죠.

 


 본격적으로 책 이야기를 해보고 싶습니다. 대학 시절에 “서울 패션 위크에 ‘먼 훗날 언젠가’가 아니라 ‘지금 당장’서겠다”라고 공공연하게 말하고 다니셨다는 이야기가 나옵니다. 고태용에게 ‘지금 당장’이란 것은 어떤 의미인가요?

음…. 무모할 정도의 거침없는 추진력? 그게 ‘지금 당장’인 것 같아요. 패션이란 것도 그랬지만 저는 소위 “꽂히는 것”이 있으면, 그걸 당장 제 것으로 만들려는 노력들을 많이 해요. 제가 뭔가에 쉽게 꽂히는 스타일은 아닌데, 한 번 꽂히면 무모할 정도의 추진력을 발휘해요. 열정적으로 지금 당장 행동하는 거죠.

 

 


 

 

 그런 열정을 바탕으로 패션이란 분야에서 어느 정도의 성과를 이루셨잖아요? 그렇다면 10년 차 패션 디자이너가 된 고태용이 생각하는 멋진 디자이너란 어떤 디자이너라고 생각하시나요?

멋진 디자이너라.. 글쎄요. 그것은 디자이너마다 내릴 수 있는 정의가 다르겠지만, 저는 ‘쿨(cool) ‘한 디자이너가 멋있는 디자이너라고 생각해요. 일종의 성공에 대한 쿨함이랄까요? 지금까지 비욘드 클로젯(beyond closet)이란 브랜드가 10년 간 꾸준히 가파른 상승곡선을 그리면서 성장해 왔거든요. 그런데 언젠가는 이 브랜드가 하강 곡선을 그리며 내려갈 시점이 오겠죠. 그럴 때 집착하지 않고 그런 상황들을 쿨하게 인정하고 내려놓을 수 있는 자세에 대해서 많이 생각하고 있어요. 또 하나는 목적에 대한 쿨함인데요. 예전에는 어떤 일이 들어오면, 이 일이 돈이 되는지 안 되는지를 먼저 따졌어요. 수익성이 있냐는 게 중요했죠. 그런데 요즘에는 이 일이 재미가 있을까? 없을까?를 먼저 판단하죠. 그래서 요즘에는 재미가 없으면 아무리 돈을 많이 준다고 해도, 사실 그 일을 안 하게 되요.

  

 멋지네요. 돈보다는 재미! 그러고 보니 대학교 때 교수님이 학생 고태용을 ‘하란 대로 안하고 자기 하고 싶은 것만 미친 듯이 하는 녀석’이라고 평가하셨다는 책 내용이 생각 납니다. 재미 있는 일을 미친 듯이 하셨다는 거죠?

그렇죠. 왜냐하면 디자이너란 직업을 가지면서 가장 좋았던 것 중 하나는 누가 시켜서 하는 게 아니라 내가 하고 싶은 것을 한다는 거죠. 하고 싶은 재미있는 일을 미친 듯이 했을 때 결과물도 좋은 경우가 많고 제 스스로도 즐겁거든요.

 


 그런데 재미있는 일을 하기 위해서 돈이라는 현실적인 부분을 무시할 수는 없지 않나요?

네. 당연하죠. 물질적인 부분을 무시할 수는 없죠. 그런데 저에게 정말 다행인 것은 지금까지 10년 간 비욘드 클로젯(beyond closet)을 브랜드화하면서, 제가 재미있어하는 일이나 도전적인 일들을 할 수 있도록 물질적인 것들이 자연적으로 발생될 수 있는 수준까지 왔거든요. 수익 구조가 생긴 거죠. 그러다 보니 더 이상 물질적인 것에 현혹되지 않고 내가 하고 싶은 것들, 재미있는 것들을 오히려 돈을 써가며 해볼 수 있죠.

 

 비욘드 클로젯(beyond closet)의 수익 구조에 대한 이야기를 듣다 보니, 예술성과 상업성에 대해서 책에서 언급하신 이야기가 생각납니다. 디자이너에게는 예술성과 상업성 둘 다 중요하다고 이야기 하시면서 특히 디자이너가 상업성을 놓치면 안 된다고 이야기 하신 점이 인상적이었는데요. 

각각의 디자이너가 추구하는 방향성과 디자이너 본인이 가진 성향들이 모두 다르거든요. 제가 추구하는 방향성에는 ‘비즈니스로써의 디자인’이라는 방향성도 있어요. 그게 상업성이죠. 저는 대중들에게 비지니스를 하는 디자이너, 즉 대중적인 디자이너로 인식되어 있죠. 그건 제가 지속적으로 의도한 바이기도 해요. 저는 돈을 많이 벌어서 더 많은 사람들과 만나고 싶거든요. 예를 들면 저는 다른 상품들과 콜라보레이션(collaboration: 공동작업)을 지속적으로 해요. 화장품 전문업체인 아리따움(ARITAUM)과 협업을 하는 것이나, 모자 브랜드인 햇츠온(HATS ON)과 콜라보레이션을 하는 이유가 다 그런 이유에요. 단순히 비욘드 클로젯(beyond closet)이라는 브랜드가 대중과 만나는 접점을 넓혀가는 것뿐 만 아니라 고태용이라는 디자이너가 하는 여러 작업, 그리고 라이프 스타일(life style)이 자연스럽게 대중들의 라이프 스타일에 스며 들어가도록 충분히 의도하면서 콜라보레이션을 진행하는 것이거든요.  

  

 그렇군요. 언제나 예술과 돈을 뗄 수 없는 관계에 있죠. 절대 무시할 수 없는 관계죠.

그렇죠. 대중들이나 디자이너들 중에는 제가 의도적으로 상업성을 가지고 가는 것에 대해서 안 좋게 보기도 해요. 그렇지만 제가 디자이너로서 의도하는 방향대로 브랜드가 나아가고 있느냐가 제겐 굉장히 중요한 문제이기도 하죠.  

 
 대중에게 어필한다는 것. 즉, 디자인이 상업성을 갖는다는 이야기는 디자이너에게 중요한 요소라고 책 속에서 언급한 ‘의도한 바를 정확하게 표현하는 전달력’과 일맥상통하는 것 같네요.
 

맞아요. 앞에서 언급했듯이 제가 다른 제품들과 콜라보레이션을 하는 일이나, 방송에 출연해서 고태용이라는 패션 디자이너와 비욘드 클로젯(beyond closet)이라는 브랜드를 홍보하는 것은 모두 그런 일의 일환인 거죠. 패션계에 있는 사람들 10명 중 8명이 비욘드 클로젯(beyond closet)을 알고 있다고 해서 비욘드 클로젯(beyond closet)이 대중적인 것은 아니죠. 아마 일반 사람들에게 물어보면 10명 중 2명 정도만 비욘드 클로젯(beyond closet)을 알 거라고 생각해요. 그건 대중적인 브랜드가 아니죠. 그렇기 때문에 여러 채널들을 통해서 비욘드 클로젯(beyond closet)을 알리고 대중들과 접촉하고 싶은 마음이 커요. 

  

 예술성(혹은 개성)과 상업성(혹은 대중성)이라는 게 디자이너에게 참 중요하면서도 어렵네요. 책 속에서 예술성의 중요성을 언급하신 부분이 생각 납니다. 그렇다면 예술성과 상업성, 모두를 균형 있게 유지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그래서 저는 디자인을 투 트랙(Two tracks)으로 가요. 하나는 컬렉션 라인(collection line) 혹은 컬렉션 레이블(collection label)이라는 것과 다른 하나는 세컨드 라인(second line) 혹은 캠페인 레이블(campaign label)이라는 것이죠.

  

 패션에 문외한인 독자들을 위해 좀 더 알기 쉽게 설명해주신다면요? 

컬렉션 레이블은 서울과 뉴욕에서 열리는 패션쇼에서 선보일 디자인을 하는 것이죠. 패션에 있어서 하이앤드(high end) 감성을 가진 사람들에게 선보이는 디자인을 말해요. 이 디자인은 저의 디자인 철학과 컨셉을 지지하는 사람들이 좋아하죠. 그리고 캠페인 레이블은 좀 더 대중적이고 상업적인 디자인인데, 10~20대 젊은 층을 타겟으로 해서 그들이 좋아할 만한 디자인을 선보이는 것이죠. 예를 들자면 일명 ‘개티’라고 불리는 ‘패치 도그 티셔츠’가 캠페인 레이블의 대표적 디자인이죠. ‘개티’는 단일 아이템으로 밀리언셀러를 기록하기도 했어요. 그만큼 대중적인 디자인인 거죠. 또 저는 CJ 홈쇼핑과도 콜라보레이션을 하는데요. 이건 타겟 연령층이 완전 달라요. 여기서는 30~40대들이 좋아하는 비즈니스 캐주얼 룩(Business causal look)을 선보여요. 이런 투 트랙 시스템과 콜라보레이션을 통해서 예술성을 유지하면서도 다양한 연령층의 대중들이 비욘드 클로젯(beyond closet)을 접할 수 있도록 대중성을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거죠. 

  

 대중성이라는 부분은 ‘공감’이라는 부분과 맞닿아 있는 것 같습니다. 고태용 디자이너의 컬렉션은 패션쇼를 보는 많은 사람들에게 쉽게 다가가고 공감을 주는 주제로도 유명한데요. 예를 들면 책 속에 나오는 가을 운동회나 말년 휴가 같은 주제들이요.   

공감이란 게 참 중요한 요소라고 생각해요. 제가 디자이너가 되겠다고 막 의상학과에 편입해서 디자인 공부를 했을 당시에, 저는 기초적인 디자인 지식조차도 없었기에 디자인 관련 주제를 잡는 것조차 굉장히 어려웠어요. 다른 디자이너들의 컬렉션을 보러 가면 ‘와! 이쁘다’ ‘멋지다’는 생각은 들었는데 뭔가 공감이 가진 않았어요. 그건 제가 접해보지 못했거나, 경험해 보지 않은 주제나 컨셉이었기 때문이었죠. 좀 이질감마저 들었어요. 패션은 이렇게 고차원적이고 어려운 건가 라는 생각도 들었고요. 그래서 저는 “디자이너가 되면 대중들과 소통하는 디자인을 만들자!”라는 모토(motto)를 갖고 누구나 경험할 수 있는 소재로부터 공감하는 주제를 이끌어내서, 누구나 딱 봐도 알 수 있는 컨셉을 만들려고 했어요. 보자마자 공감을 느끼게 해주는 거죠. 예를 들면 스포츠 룩(Sports look)을 만들 때는 ‘가을 운동회’라는 컨셉으로 스토리 디자인을 한다든지, 남성 밀리터리 룩(Military look)을 만들 때는 ‘군인의 말년 휴가’라는 컨셉을 통해 남자들의 공통 경험에서 공감을 이끌어 내는 거에요. 

 

 그렇다면 대중성(공감)과 예술성의 감을 유지하기 위한 고태용 디자이너만의 특별한 방법이 있나요?

사실 그건 말로는 표현하긴 힘든 것 같아요. 아마도 여러 가지 경험들을 통해 축적되어 나오는 동물적인 감각이 아닐까 싶어요. 제가 한가지 실행하고 있는 게 있다면, 앞서 말씀 드렸던 패션 레이블을 투 트랙(Two tracks)으로 가는 거에요. 컬렉션 레이블에서는 제가 상상하고 하고 싶은 디자인을 마음껏 해보면서 예술성을 발산해 보고, 캠페인 레이블에서는 대중들이 좋아하는 디자인, 일반 사람들이 좋아하는 디자인의 옷을 만드는 거죠. 여담 하나를 하자면, 컬렉션 레이블의 옷들의 매출은 비욘드 클로젯(beyond closet) 전체 매출의 10~20% 밖에 안되거든요. 예술적이긴 하지만 돈은 안 되는 거죠.(웃음) 매출의 대부분의 캠페인 레이블의 옷들의 판매에서 나와요.  

   

 혹시 ‘디자이너가 너무 상업적인 거 아니야’라고 비난 하는 사람은 없나요? 

저는 제가 상업적이라고 명확하게 인정을 해요. 저는 브랜드를 알리기 위해 의도적으로 타겟층을 정하고 디자인을 해요. 그런데 아무리 상업적이라 해도 캠페인 레이블도 디자이너 고태용의 이름이 걸려있기 때문에 최선을 다해 디자인 해요.   

   

 '호기심’에 대한 이야기도 책에 나옵니다. 고태용에게 호기심이란 무엇인가요?
음.. 끊임없는 질문이요. 디자인 업계에서 저 같이 10년 정도 되는 짬밥(?)이면 디자인에 관해서 질문을 보통 거의 안 해요. 예를 들어 다른 디자이너의 컬렉션에서 어떤 옷을 봤어요. 보고 나서 그 옷이 어떤 소재를 썼는지, 어떤 방식으로 제작했는지 궁금해요. 그래도 물어보지 않거든요.  체면 깎인다고 생각 하니까요. 그런데 저는 궁금한 것은 꼭 물어봐요. 그리고 요즘 사람들이 가장 핫하다고 하는 게 있으면 꼭 경험해 봐요. 핫한 장소가 있으면 꼭 가보고요. 유행한다는 음악이 있으면 꼭 들어보고요. 음식이 있으면 꼭 먹어봐요. 그런 핫(HOT)한 것들에 호기심을 갖고 직접 경험해봐만 저만의 방법으로 재해석해서 컬렉션에서 보여줄 수 있거든요. 그렇기에 호기심은 디자이너에게 굉장히 중요한 요소인 거죠.
 

   

 책에서 '사람의 심리나 행동 양식을 잘 보여주는 영화들이 내게 영감을 준다’라고 말씀 하신 것을 보았습니다. 특별히 영감 받기 위해 좋아하는 영화 장르나, 특정 영화가 있나요? 

저는 영화도 그렇고, 음악도 그렇고 장르를 가리지 않아요. 장르에 관계없이 다 보고 듣는 편이에요. 영화나 음악을 몸에 흡수시킨다고 표현하면 맞을까요? 방금 봤던 영화의 장면이 기억나지 않고, 음악의 멜로디가 기억나지 않아도 그건 흘러간 게 아니라 내 몸에 저장되어 있다고 생각해요. 그러다가 어떤 감성이 충만해지고 극한에 이를 때, 내 몸에 흡수되어있던 영화와 음악들이 끌려 나와서 저에게 예술적 영감을 주는 것 같아요.    

 

 

 

 

 사람과의 인연에 관한 이야기도 인상적이었어요. 특히나 20살 인턴이었던 준우씨 이야기요. 

준우는 이 책을 보고서는 저한테 연락이 왔어요. (환한 웃음) 저의 처음, 그러니까 디자이너를 꿈꾸던 저의 처음을 봤고 그 과정을 함께 했던 사람들이 있거든요. 저의 처음을 같이 했고, 지금 어느 정도 디자이너로서 결과물을 낸 저를 보는 친구들은 저의 성공을 보고 자기 일처럼 기뻐하기도 하고, 매우 신기해 하기도 해요.  지금은 유명한 배우가 된 종석이(배우 이종석)도 그 중 한 명이에요. 종석이가 그래요. “예전에 나랑 같이 쇼핑몰에서 일할 때 유명한 디자이너가 되고 싶다더니, 지금 그렇게 된 형을 보니까 진짜 신기하다”라구요. 그럼 저도 그래요. “나도 네가 유명한 배우가 된 게 신기하다”라구요. (웃음) 그랬던 처음을 같이 했던 사람들, 그런 인연들은 특별하죠. 

  

 책이 나오고 나서 주변의 반응들이 어땠나요? 주변 사람들이 좀 다르게 대하지는 않던가요? 

주변 반응은 잘 모르겠고요. 출판사에서는 좀 당황했나 봐요. 기대를 안 했는데 기대보다 책이 많이 팔려서요.(웃음) 생각보다는 책에 대한 반응이 좋아서 출판사에서는 좋아하는 것 같아요. 아! 그런 적은 있었어요. 제가 친한 남자 모델 동생들 만나면 많은 남자들이 그러듯이 친근감의 표시로 욕도 하고 그러거든요. 그런데 책이 나오고 나서 모델 동생들이 “책 쓰신 작가 분이 욕하면 안 되죠. 위상이 있지”라면서 농담처럼 이야기 해요. 책을 썼다는 것은 저한테는 의미 있는 작업이었어요. 그런데 두 번 쓸 생각은 없어요. (웃음)  

    

 책까지 쓰셨으니 엄청난 걸 이루셨네요. 디자이너 고태용의 다음 목표와 미래를 예상해 본다면요? 

저는 현재는 옷을 디자인하고 있지만, 언젠가는 라이프 스타일(Life Style) 전반을 디자인해보고 싶어요. 옷 뿐 만 아니라, 전체 라이프 스타일 요소들을 디자인 해보고 싶은 거죠. 예를 들어 어떤 공간을 만들고, 거기에서 라이프 스타일 제품을 소개하고, 그것을 사람들에게 경험하게 하는 거죠. 

  

 옷을 넘어서 라이프 스타일 전체까지요?

네. 좀 더 확장해 나가는 거죠. 생활 전반으로요. 

     

 패션 디자이너를 꿈꾸는 친구들에게 꼭 해주고 싶은 현실적인 조언, 아니면 쓴소리 한마디 부탁 드려요. 

얼마 전에 제가 좋아하는 나홍진 감독님의 인터뷰 기사를 봤어요. 최근에 개봉한 영화 '곡성(哭聲)'을 만드신 영화 감독님이에요. 그 내용 중에 영화 감독이 되고 싶어하는 친구들에게 나홍진 감독님이 하는 이야기가 있었어요. “영화 감독이 되려면 꼭 연극영화과 가야 하는 거 아니니까, 학교 가지 말고 사회 생활을 먼저 해서 다양한 경험들을 해봐라”라고 말 하시더라고요. 이거거든요! 저도 똑같다고 생각해요! 영화 시나리오를 쓰고 그것을 영상으로 대중들에게 보여주려면, 여러 가지 일들을 경험해보고 사회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알아야 되거든요. 사회 경험을 통해 배우는 것들이 연극영화과에서 텍스트로 배우는 것보다 더 생생한 날 것의 지식이라고 생각해요. 더 배울 점도 많고요. 사실 패션도 마찬가지 인 것 같아요. 앞에서도 말씀 드렸던 것처럼 패션 디자이너를 선망하는 친구들에게 가장 많이 듣는 질문이 “유학을 꼭 다녀와야 하나요?” “영어를 잘해야 하나요?” “그림을 잘 그려야 하나요?”이거든요. 유학을 다녀오고, 영어를 잘하고, 그림을 잘 그리면 좋죠. 그런데 사실 그런 것들이 디자이너가 된다 안 된다를 선택하는 절대적인 요소들이 아니거든요. 그래서 저도 디자이너가 되려는 친구들을 다양한 경험을 많이 해봤으면 좋겠어요. 그게 디자인의 철학과 근본을 튼튼히 해주거든요.  

 

 전적으로 공감이 갑니다. 또 있을까요?

책을 많이 읽었으면 좋겠어요. 제가 SNS에 글을 자주 쓰는데, 에디터들이 제 글을 보고 그래요. “실장님! 생각보다 글을 잘 쓰시네요.” 저는 그게 제가 어렸을 적에 책을 많이 읽은 덕분이라고 생각해요. 만화책, 무협지, 소설 등등 장르를 가리지 않고 닥치는 대로 읽었거든요. 그런 것들이 사람을 만나서 비즈니스를 할 때 도움이 되요. 많은 디자이너들이 잘 못하는 것 중 하나가 사람들 대하는 거에요. 자기 디자인이나, 자기 생각을 말하는 것을 굉장히 쑥스럽게 생각해요. 책에도 적었던 것처럼 ‘의도한 바를 정확하게 표현하는 전달력’이라는 것은 독서에서 나온다고 생각해요. 결국 디자이너도 사람(대중)을 만나서 (자신의 디자인을) 설득해야 하거든요. 또 여행을 많이 다녀 보세요. 낯선 곳에 가서 낯선 사람들과 만나고 새로운 경험을 해보는 것은 진짜 도움이 많이 되요. 디자인 뿐 만 아니라 삶에서도요. 아! 쿠바에 가고 싶다! 

 

  왜 갑자기 쿠바에요?

SNS를 보면 많은 패션 피플들이 쿠바 이야기만 해요. 쿠바는 패션하는 사람들에게는 핫(HOT)한 곳이에요. 안 가볼 수가 없죠. 다양한 사람을 만나는 것만큼 자극 되는 일도 없잖아요.  

 

 

글 ㅣ패션웹진 스냅 이희도  사진ㅣ한정구(AM12 Studio)   

 

 

 

  

  


 
세상은 나를 꺾을 수 없다: 30대 TOP 디자이너 고태용의 통쾌한 도전 고태용 저 | 넥서스BOOKS
 

 

돈도 빽도 없는 편입생 출신
디자이너 고태용의 통쾌한 도전!
 

많은 사람이 학력, 스펙, 인맥에 꺾여 좋아하는 일에 도전도 하지 않은 채 꿈을 포기한다. 하지만 우리 주변에는 자신을 믿고 끊임없이 도전해 신화 같은 성공을 이뤄 낸 사람들이 있다. ‘국민 개티’로 유명한 비욘드 클로젯의 CEO 고태용이 바로 그런 사람이다. 고태용은 미술엔 소질도 없었으며 유학은 꿈도 꾸지 못하는 돈도 빽도 없는 편입생이었다. 하지만 스물 일곱, 서울패션위크에 최연소로 데뷔하며 금수저들의 리그로 불리는 패션계에 우뚝 섰다. 2015년 전 세계에서 5인만이 파이널로 진출하는 경연에 한국 대표로 참가하며 세계적인 패션 피플들에게 주목받고 있다. 그의 신화 같은 성공 스토리가 수많은 잡지와 방송, TEDx 강연을 통해 소개되며 꿈 앞에서 머뭇거리는 사람들에게 희망의 증거가 되고 있다. 고태용 디자이너의 통쾌한 도전이 담긴 이 책을 통해 현실에 부딪혀 꿈을 포기했던 사람은 꿈을 꿀 수 있는 용기를, 현실에 안주해 있던 청춘들은 자신 안에 숨어 있는 열정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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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희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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