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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칸디 부모 특집 2편. 엄마와 아빠의 경계 없는 육아

조회1,928 등록일2016.04.05 2016.04.05 00:0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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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스칸디 부모는 자녀에게 시간을 선물한다 2편

남편과 아내의 역할은 정해져 있지 않다



연일 북유럽 스타일의 가정 중심 아빠라는 뜻의 ‘스칸디 대디’가 화제다. 북유럽의 아빠들은 육아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며 아이들과 함께하는 체험을 삶의 중요한 가치로 삼는다. 저녁식사는 꼭 가족과 함께 하고 주말엔 아이들과 야외에 나가거나 공연을 보고 함께 책을 읽는다. 또 아내를 동등하게 대하고 집안일을 나눠 하는 평등한 남편이다.

스웨덴에서는 육아에서 집안일까지, 남편과 아내의 성별에 따라 집안일과 바깥일로 구분하지 않는다. 거의 대다수가 맞벌이 부부여서 자녀도 함께 돌보고 집안일도 나눠서 한다. 그런데 한국의 친구들을 보면 아내를 도와주는 개념으로 양육과 집안일을 하는 것 같다.

한 친구의 아내는 나에게 하소연을 하기도 했다. “남편이 주말에 청소기를 한 번 돌려주거나 한 달에 두어 번 쓰레기봉투를 내다버리면 저를 엄청나게 배려해준 것처럼 기고만장해요. ‘나처럼 가정적인 남편이 세상에 어디 있냐’면서 말이에요.”




반면 스칸디 대디는 육아나 가사를 ‘도와준다’는 시각에서 보지 않는다. 그러니 생색 낼 일도 아니다. 스웨덴 직장에서 남자 직원들과 대화를 하다 보면 육아와 가사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한다. 어떤 기저귀는 공기가 잘 통하지 않아 아이 건강에 좋지 않다느니, 어떤 유모차는 바퀴가 너무 작아 잘 굴러가지 않는다느니 하는 얘기를 일상적으로 한다. 그러나 한국 친구들에게서 듣던 “집안일을 도와주니 아내가 좋아하더라”라는 식의 얘기는 들어본 적이 없다.

나도 나름대로 최선을 다해 아내의 산후조리부터 육아와 가사에 동참했다. 아이들이 커서는 학교에 데려다주고 데려오는 일, 장 보는 일, 선생님 면담 가는 일, 아이의 공부를 도와주고 놀아주는 일, 아이들 잠자리를 봐주는 일, 거기에다 집수리 같은 남자들 전문 분야 일까지……. 그러나 남자인 내가 아무리 가사일을 돕는다 해도 아내가 하는 것만큼은 아니라는 걸 나는 알고 있다.

사실 내가 잘 못하거나 책임지기 싫은 일은 아내에게 미뤘다. 예를 들어 우리 가정 경제를 돌보고, 식단을 짜서 그에 맞게 장 볼 목록을 작성하고, 빨래를 옷감 종류와 색깔에 따라 다른 수온과 세탁 모드로 세탁하는 일 등 나는 아직도 기피하는 일이 많으며 소소한 집안일도 대체로 아내가 다 하곤 했다.

해도 티 안 나고 안 하면 더 티 나는, 수두룩하게 널린 집안일을 하면서 아내를 도와주는 것이 아니라 나의 일을 하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경지에 이르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다. 전형적인 북유럽 남자, 스칸디 대디의 일상적인 일을 큰 갈등 없이 자연스럽게 할 수 있기까지, 나에게는 결코 쉽지 않은 시간이었다.

머릿속으로는 페미니스트라고 자부했지만 행동은 남성 중심적인 경상도 사나이로 돌아가는 경우가 많았다. 그런 나를 아내는 여자의 영역이라고 여기기 쉬운 출산과 양육으로 기가 막히게 끌어들였다. 참 감사할 일이다. 아내가 아니었다면, 그 시간을 함께하지 않았다면 행복이 무엇인지, 행복이 어디에 있는지 오늘까지도 알 수 없었을 테니, 아내에게 감사하지 않을 수 없다.


글 | 황선준 박사 (스웨덴 교육전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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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칸디 부모는 자녀에게 시간을 선물한다황선준,황레나 공저 | 예담friend
행복한 아이를 만드는 스칸디나비아식 교육법. 아이들의 행복성적표를 들여다보면 북유럽 아이들이 우리나라 아이들에 비해 자신감과 행복지수 면에서 월등히 높은 것을 알 수 있다. 무엇이 이런 차이를 만들까? 이 책은 두 저자가 북유럽 부모들의 육아와 교육의 본질을 가장 가까이에서 지켜보고 몸소 체험한 결과물이다. 가부장적이고 고집 센 경상도 남자가 자유롭고 합리적인 스웨덴 여성을 만나, 26년간 스웨덴에서 세 아이를 낳아 키우고 교육하며 ‘스칸디 맘’의 남편이자 ‘스칸디 대디’로 살아온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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