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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드로브’ 송창덕 디자이너, “즐기는 자는 아무도 이길 수 없다”

조회8,066 등록일2015.12.22 2015.12.22 00:0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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옷을 만드는 디자이너가 행복하다면 그 기운이 우리에게도 전해지지 않을까? 옛 말에 노력하는 자도 즐기는 자는 이길 수 없다고 했다. 그렇다면 송창덕 디자이너를 이길 수 있는 사람이 과연 누가 있을까? 그는 옷을 너무 좋아했기에 패션 디자이너가 되었다고 했다. 그렇다 하더라도 막상 직업이 되면 상황은 달라진다. 그래서 ‘좋아하는 일은 취미로 남겨둬라’라는 말도 있지 않은가? 실은 그도 힘든 점이 많다고 했다. 하지만 송창덕 디자이너는 난관과 어려움조차도 즐기면서 천천히 나아가고 있었다. 꿈을 향해 조금씩 앞으로.





송창덕 디자이너가 2011년 10월 런칭한 브랜드 '와드로브(WARDROBE)'의 메인타겟은 20대 초반부터 30대 중반까지이며 서브타겟은 10대 후반부터 30대 후반까지다. 실루엣은 중성적으로 하되 디테일은 단순화한다. 즉, 미니멀을 재해석하고 유행에 구애 받지 않는 와드로브 방식으로 옷을 풀어나간다. 

현재 송창덕 디자이너의 ‘와드로브’는 많은 유명인사들에게 인정받고 있다. 실제로 배우 고준희, 김연아, AOA, 원더걸스 예은 등이 즐겨 입는다. 잘 만든 옷을 합리적인 가격대로 선보이겠다는 브랜드 ‘와드로브’는 대중들에게도 가깝게 다가서고 있다. 




‘와드로브(WARDROBE)' 2015/16 WINTER LOOKBOOK


 송창덕 디자이너의 ’와드로브’에서는 중성적인 느낌이 나요. 직접 추구하는 옷의 스타일에 대해 설명을 부탁드려요.
유행을 타지 않고 유용하게 입을 수 있는 옷을 추구해왔어요. 그리고 적당한 가격에 입으실 수 있게 작업을 해오고 있어요. 원래는 남성복을 좋아하다보니까 매니쉬한 분위기가 강했는데 지금은 많이 변했고요 여성 실루엣을 강조될 수 있게 반전의 느낌을 주려고 해요. 주로 20대 중반부터 30대 초중반까지 많이 구매를 해주시는 편이고요. 
 
 브랜드를 런칭 하신 후에 두타에도 입점을 하신 걸로 알고 있어요. 
지금은 안하지만 두타에서 점포를 운영했었어요. 그러면서 디자인만 한 게 아니라 손님도 직접 응대하고 여러 가지 일을 함께 했죠. 그 과정에서 많이 배웠던 것 같아요. 지금도 좋은 기억으로 남아있어요. 가끔 그 당시에 디자인했던 옷들을 보면 ‘내가 왜 이렇게 만들었지?’하면서 민망해하기도 하는데 풋풋했기도 하고 열정이 넘쳤기에 오히려 한편으로는 ‘참 열심히 했구나.’하는 생각이 들기도 해요. 복잡 미묘한 감정이랄까요? 
 

한 번은 옛날의 내가 썼던 소설을 읽으며 얼굴이 벌개 진 적이 있었다. 촌스러웠다. 어설펐다. 불과 3년 전에 공모전에 응모했던 작품이었는데도. 하지만 내가 그동안 발전하지 않았다면 그게 부족하다는 걸 어떻게 알 수 있었을까? 어찌 보면 그건 내가 성장했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송창덕 디자이너도 그럴 것이다. 어딘지 모르게 아쉽고 창피한 생각이 든다면 그가 꾸준히 노력해왔다는 증거일 테다.

 
 요즘에는 많은 사람들이 패션 디자이너의 꿈을 키우고 있어요. 정말 막연한 질문일 수도 있지만 어떻게 시작해야 할까요?
음, 너무 어렵게 생각하지 말고 일단 직접 옷을 만들어보라고 하고 싶어요. 대신에 어떤 디자인을 추구할지는 생각을 해봐야겠죠? 사실 이쪽 일이 들이는 품에 비해 돌아오는 보상이 큰 건 아녜요. 정말 우스갯소리로 재능기부 하는 것 같은 기분이라고 말 할 때도 있어요. 하지만 좋아한다면 그런 현실을 받아들이고 꾸준히 디자인을 하면서 옷을 만들어보라고 하고 싶어요. 보람은 확실히 있을 거예요.
 
 지금 이 업계에서 일을 하시고 계시는 선배로서 후배들에게 이것만은 필요하다는 점이 있다면 뭘까요?
패션 쪽 일을 이미 배우고 있는 친구들이라면 감각은 기본적으로 있을 거라고 생각해서 언급은 안 할게요. 무엇보다 창의성이나 관찰력도 중요한 것 같고요. 거기에 컴퓨터 활용 능력도 좀 필요해요. 스케치를 예전에는 직접 손을 했는데 요즘에 많이 바뀌어서 그런 부분에서 뒤처지지 않을 정도로 연습을 해두면 좋을 것 같아요. 
 



 어떤 사람과 함께 일을 하고 싶으세요? 디자이너 분들마다 이 대답은 다 다르더라고요.
저는 재미있는 사람과 함께하고 싶어요. 저를 막 웃겨달라거나 유머가 넘치는 친구를 말하는 건 아니고 코드가 잘 맞고 적당하게 어울릴 수 있는 그런 스타일이었으면 좋겠어요. 저도 굉장히 사교적이거나 활발한 건 아닌데 그래도 서로의 의견을 잘 주고받고 피드백에 상처받지 않을 정도로는 적극적인 분이었으면 좋겠어요. 너무 소심한 분과 일을 하면 오해가 생길 수 있겠더라고요. 하고 싶은 말을 마음속에 담아 두시다보니까 저 또한 말할 때 그걸 의식하게 되니 일할 때 불편하겠죠? 그저 마음을 맞춰서 즐겁게 일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커요. 
 
 많은 분들이 패션 디자이너들을 접할 기회가 많이 없어요. 그러다보니 남들은 잘 모르는 고충이 있을 것 같아요.
쉽게 알아채지 못하기 때문에 그냥 넘어가도 되는데 타협하지 못하고 많은 시간을 들이는 경우가 꼭 있어요. 지퍼를 달 때도 2cm 차이를 두고 굉장히 오랜 시간 고민을 해요. 물론 그걸 고객들이 모두 알아봐주시는 것도 아녜요. 저만 알죠. (웃음) 그럼에도 불구하고 완벽한 실루엣을 만들겠다는 생각에 심사숙고 하게 되죠. 그게 아니면 빨리 끝낼 수 있는데도 타협하지 못 하게 되더라고요. 
 
 그렇다면 자신에게 가장 중시하는 점은 무엇인가요? 이것만은 지켜나가겠다는 신념이나 소신 같은 거요. 
(망설임 없이) 예의요. 저는 그게 제일 중요한 덕목 같은 거라고 생각해요. 사실 일이 잘 풀리거나 유명세를 타게 되면 거만해질 수 있잖아요. 그런데 그런 자세는 정말 보기 안 좋은 것 같아요. 그래서 저는 항상 예의바른 사람이 되자고 생각하고 실천하려고 해요. 말 한마디도 좋게 하려고 하는 편이고요. 그리고 제가 디자이너면서 동시에 브랜드를 운영하는 입장이다 보니까 더 중요한 것 같기도 하고요. 





(좌) Leshop BLANC X SoulFN (Design by WARDROBE) 투버튼 심플 코트 제품, 가격은 13만 9천원 
(우) Leshop BLANC X SoulFN (Design by WARDROBE) 빅포켓 더블 코트 제품, 13만 9천원


 Leshop BLANC X SoulFN (Design by WARDROBE). 기존 40~50만 원대 디자이너 코트를 합리적인 가격대로 출시하는 콜라보로 하셨어요. 이번 프로젝트에 대해 설명해주실 수 있을까요?
한성대 쪽을 통해서 제안을 받아 시작하게 되었어요. 저희 브랜드가 추구하는 방향과 잘 맞아떨어진다고 생각했기에 긍정적으로 검토를 하게 되었고요. 디자인 같은 경우에는 기존에 하던 방식에서 약간의 변화를 줬어요. 좀 더 만들기 쉽게 풀어서 가격적인 부분도 맞출 수 있게 조율을 하려고 애를 썼습니다. (웃음)

 직접 디자인한 콜라보 제품을 소개해주세요. 디자인의 특징은 무엇인가요?
하나는 H라인으로 떨어지는 코트고요. 입었을 때 피트되는 느낌이 있는데 양 옆에 트임이 넣어서 활동하시기 불편하시지 않게 만들었어요. 다른 하나는 오버핏 제품으로 만들어 봤고요. 귀여우면서도 사이즈에 구애받지 않고 쉽게 입으실 수 있을 거예요. 






 패션을 잘 알지는 못하지만 옷을 잘 입고 싶은 사람들에게 유용한 팁을 주자면 뭐가 있을까요? 
아, 이거 어려운 질문이네요. (웃음) 제가 조언을 해도 될는지. 워낙 범위가 넓어서요. 우선 고정관념을 깨면 좋을 것 같아요. 예를 들어 키가 작으신 분들은 롱코트를 기피하시거든요. 그런데 작은 사람이 긴 옷을 입으면 나름대로의 느낌과 멋이 있어요. 절대 안 된다고 생각하지 마시고 도전해보시면 좋을 것 같아요. 그리고 기본적으로 무난한 아이템들을 가지고 계시는데 트렌디한 제품도 하나씩 구입을 해두시면 좋을 것 같아요. 요즘에 검은색 계열의 코트를 많이 입으시는데 겨울에는 버건디 색깔도 좋거든요. 어차피 코트는 겨울 밖에 못 입잖아요? (웃음) 그러니까 버건디 코트를 구입하시면 한 철 멋스럽게 입으실 수 있을 것 같아요. 

 10년 뒤에 송창덕 디자이너는 어떤 모습일까요?
자리나 역할은 좀 바뀌더라도 패션 쪽에서 계속 일을 하고 있을 것 같아요. 물론 브랜드도 좀 더 성장을 해야 하고요. (웃음) 아까도 천직에 관해 물어보셨는데 그건 정확하게 모르겠어요. 하지만 제가 쭉 해오던 건 패션 디자인이고 너무 오래했기 때문에 이제 와서 다른 일을 한다는 것도 좀 말이 안 되는 것 같아요. 


신념을 가지기는 쉽다. 하지만 그걸 지켜내는 건 어렵다. 그런데도 송창덕 디자이너는 고집스럽게 자신이 생각한 대로 움직이고 있었다. 예의를 최고의 덕목이자 철학이라고 삼았다고 밝힌 그는 시종일관 기분 좋게 우리들을 대했고 인터뷰를 하는 내내 모든 질문에 성의를 다해 답변했다. 또한 그와 함께 일하는 직원들도 그렇고 사무실 분위기도 아주 밝았다. 사람에게 까다롭게 대하지 않고 즐겁게 일하고 싶다는 송창덕 디자이너의 말은 그저 말 뿐이 아니었다. 그걸 소비자들은 알까? 나는 그렇다고 생각한다. 그의 옷은 바로 그를 말해 줄 테니까. 
 

글 l 패션웹진 스냅 최하나 사진 l 장호연 
 



최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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