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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길역 로망스, “우리는 종잡을 수 없는 ‘조울증’ 같은 밴드”

조회8,218 등록일2015.07.01 2015.07.01 00:0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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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당신이 오르락 내리락 감정기복이 심한 사람이라면 기쁨과 슬픔을 동시에 노래하는 조울증 같은 밴드 ‘신길역 로망스’의 음악을 처방전으로 제안한다. 기타를 연주하는 이강수, 노래하는 김솔아는 우리 모두가 공감하고 이해할 법한 이야기를 아주 담담하고 어쿠스틱하게 들려준다. 어떤 날의 신길역 로망스는 ‘좋아 좋아’ 하며 원인 모를 긍정 바이러스를 퍼뜨리다가, 또 어떤 날의 신길역 로망스는 ‘난 괜찮아’라며 전혀 괜찮지 않은 목소리로 슬픔을 노래하기도 한다. 그날의 기분에 맞춰 적절한 곡을 선곡만 하면, 기분 전환에 이만한 처방이 없다. 

2013년 신길역에서 만난 이후로 한 배에 올라타게 된 이 띠 동갑 듀오는 ‘대장님’과 ‘물주’로 통한다. 신길역 로망스를 이끄는 리더 이강수는 팀의 중대사를 결정하는 ‘대장님’이고, 깊이가 있는 목소리의 보컬 김솔아는 팀의 재정을 관리하는 ‘물주’다. 이들과의 대화는 ‘대장님’의 주도 아래 물 흐르듯이 흘러간다. 중간 중간 필요한 말이 빠졌을 때는 ‘물주’ 김솔아가 꼼꼼하게 채워나간다. 신길역 로망스는 구성원은 딱 이 두 사람이지만, 절묘하게 어우러져 단단하게 채워지고 있다.




 신길역 로망스는 어떤 밴드인가요? 
대중과 공감하고 소통하는 음악을 추구하는 ‘고품격 어쿠스틱 듀오’입니다. 보컬과 기타의 이강수, 보컬과 키보드를 맡고 있는 김솔아 두 사람으로 이뤄지죠. 여러 장르의 다양한 이야기들을 어쿠스틱 안에서 표현하는 것이 우리의 음악이에요. 포크가 될 수도 있고 R&B, 보사노바가 될 수도 있죠. 어쩌면 그런 다양함이 우리의 색깔인지도 모르겠어요. 

 밴드의 이름이 독특한데요.
(강수) 신길역에서 처음 만났어요. 새로운 밴드를 준비하면서 보컬 오디션을 통해 솔아를 처음 만났죠. (솔아) 신길역에서 처음 대장님을 만났는데 첫인상이 엄청 강했어요. 그런데 제 눈을 잘 못 마주치더라고요. 제가 좀 빤히 쳐다보는 버릇이 있거든요. (강수) 너무 뚫어지게 쳐다보더라고요. 마치 남자친구가 잘못을 했을 때 추궁을 하는 여자친구처럼요. (웃음) 그런데 그 눈빛에서 뭐든 시켜만 달라는 열정이 느껴져서 좋았어요. 보컬 실력도 중요하지만 인성이 더 중요하니까요. 그런 부분은 대중들에게 눈속임을 할 수가 없어요.

 평소 솔아씨가 강수씨에게 ‘대장님’이라고 부르나요?
(강수) 종종 ‘오빠, 오빠’ 하다 공과 사 구분이 안 되는 친구들이 있더라고요. 더구나 솔아와는 나이 차이도 꽤 나니 ‘대장’으로 호칭을 정했어요. 

 대장님은 밴드 생활을 꽤 오래했다고 들었어요.
이전에 ‘감성다락방’이라는 혼성 듀오 밴드를 했었는데 당시 보컬이 대구에 살아서 공연을 자주 할 수가 없었어요. 결국 해체가 됐고 이후 기타, 키보드, 플루트, 젬베로 구성된 4인조 보사노바 밴드인 ‘감성다락방 프로젝트’라는 밴드를 만들었죠. 애초에 이 밴드는 딱 2년 간 활동하자고 약속이 되어있었기 때문에 계약 기간이 끝날 때쯤 신길역 로망스를 구상하기 시작했어요. 원래는 감성다락방 프로젝트가 끝난 뒤엔 밴드를 하지 않으려고 했는데 생각처럼 마음이 쉽게 접히지 않더라고요.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밴드를 결성했고 2013년 1월부터 바로 공연을 시작했죠. 그땐 참 엉망이었어요. 합주도 몇 번 해보지 않고 무대에 올랐었거든요. 지금 초창기 공연 영상을 보면 정말 부끄러워요. (웃음)

 신규 밴드인데도 무대에 오를 기회는 많았나 봐요.
(강수) 그 전에 밴드 활동을 계속 해왔었기 때문에 ‘신길역 로망스’라는 팀은 몰라도 이강수는 아니까, 라인-업에 넣어주는 경우가 많았죠. 그 때는 많이 부족해서 우리만의 색깔도 없고, 임팩트도 없고, 노래나 퍼포먼스, 연주력 무엇 하나 채워지지 않았던 시기였어요. 그래도 솔아가 무대에서 노래해본 경험도 없는 초짜였는데 떨지는 않더라고요. (솔아) 누가 내 노래를 들어준다는 자체가 즐거웠던 것 같아요. 사실 지금은 이것 저것 생각하면서 노래를 부르니 그때처럼 속 편하게 무대를 즐기진 못해요. 보컬에 대한 고민과 연습은 정말 끝이 없는 것 같아요. 

 첫 앨범인 디지털 미니 앨범 [공감 그리고 소통의 시작]은 어떻게 탄생하게 됐나요? 
작년에 단독 공연의 기회가 있었는데 팬들에게 CD를 만들어 주고 싶어서 데모로 갖고 있던 음원을 더해 첫 앨범을 만들었어요. 사실 이것도 녹음을 제대로 못해서 많이 아쉬워요. 나중에 정규 앨범을 내게 되면 그 때 다시 제대로 보여주고 싶은 욕심이 있어요. 우리가 어떤 음악을 하고 싶은지 음악성을 표현하고자 했던 앨범이에요. 


 두 번째 앨범 [좋아 좋아]는 첫 앨범과는 느낌이 많이 달랐어요. 
(강수) ‘좋아 좋아’ 덕분에 우리 형편이 많이 나아졌죠. (웃음) 대중과 호흡할 수 있는 음악을 써야겠다는 생각에 만든 곡이에요. 간단하고 쉬워서 관객이 따라 부를 수 있는 그런 노래죠. 제가 노홍철씨처럼 ‘좋아~가는 거야!’하는, 긍정적인 에너지가 좀 부족하거든요. 이 노래는 그런 긍정적인 해피 바이러스를 전해줄 수 있는 멜로디와 가사로 풀어냈어요. 지금은 ‘좋아 좋아’가 신길역 로망스의 대표곡이 되어버렸죠. 첫 앨범에도 비슷한 느낌의 ‘택배아저씨’라는 곡이 있어요. 지루한 걸 싫어해서 공연 때는 신나는 곡 반, 슬픈 곡 반을 섞어서 부르는데 팬들이 나중엔 우리한테 ‘조울증 같은 밴드’라고 하더라고요. (웃음)

 공연 때는 지금과 또 다른 신길역 로망스의 모습이 보이는 것 같아요. 
(강수) 공연에서의 에너지와 분위기를 음원에 다 담을 수 없는 게 아쉬울 뿐이에요. ‘인디스트릿’이라는 인디밴드 공연 사이트에 가보면 신길역 로망스가 지난해 공연 순위의 다섯 손가락 안에 들거든요. 그런데 공식적인 공연 외에 다른 공연들까지 세어보니 360회를 했더라고요. 우리는 회사도 없고, 우리끼리 알아서 해야 하니까 더 열심히 발로 뛰고 많이 들려드릴 수밖에 없다고 생각해요

 신길역 로망스를 잘 모르는 사람들에게 한 곡을 추천한다면요.
(솔아) 전 ‘좋아 좋아’요. 전체적으로 ‘즐겁게 살자’는 그 메시지가 특정한 세대가 아니라 누구라도 즐겁게 들을 수 있는 곡인 것 같아요. 편하게 대중들에게 다가가고 싶은 우리의 마음을 대변하는 곡이기도 하고요. (강수) ‘I Love Bossa’라는 곡을 추천하고 싶어요. 자유와 평등, 평화를 노래하는 곡이죠. 리듬이나 곡의 멜로디가 참 좋아요. 이 곡은 밥 말리의 인생과 가치관에서 영감을 받아 만든 곡이에요. 실제로 ‘No Women No Cry’라는 밥 말리 곡의 제목을 가사에 인용하기도 했고요. 만약 찾아 보신다면 영상으로 보기를 추천합니다. (웃음)

 그런 음악적인 영감은 주로 어디서 받나요? 
(강수) 어디에서나요. 모든 뮤지션이 그럴 거에요. 전혀 상관도 없는 일을 하다가 가사에 쓸 내용이 번쩍 떠오르기도 하고 집에 가는 길에 흥얼거리던 멜로디가 마음에 들어 녹음을 하기도 하고요. 모든 초점이 거기에 맞춰져 있으니까 모든 것들이 영감이 되는 것 같아요. 

 음악적으로 영향을 준 사람이 있나요?
(강수) 세 명이 있는데 처음 음악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서태지였어요. 나의 대장님이죠. (웃음) 그리고 롤모델은 클래식을 전공하고 대중 음악계에서 성공적으로 자리를 잡은 김동률이고요. 저 또한 클래식을 전공했기 때문에 더 영향을 받은 것 같아요. 결정적으로 제 음악 세계를 뒤집어 놓은 사람은 일본의 음악감독인 칸노 요코입니다. ‘카우보이비밥’, ‘공각기동대’와 같은 애니메이션 음악을 만든 작곡가인데 아마 ‘카우보이비밥’의 ‘Tank!’와 같은 곡은 딱 들으면 알 거에요. 이 음반의 경우 세계적으로 애니메이션보다 더 유명하니까요. 칸노 요코의 음악은 그 동안 클래식과 같은 정직한 음악을 들어오던 제게 신선한 충격이었죠. 

 세 아티스트의 음악 스타일이 전혀 다른데요? 
다양한 음악을 듣다 보니 언젠가부터 의도하지 않아도 제 안에서 그 음악들이 섞여서 나오는 것 같아요. 지루한 건 싫어요. 장르에 상관없이 좋은 음악을 많이 듣는 건 중요하니까요. (솔아) 전 박정현, 김윤아 같은 가수가 되고 싶어요. 많은 사람들이 인정하는 보컬리스트가 되는 것이 꿈이에요. 예를 들어 ‘김솔아가 불렀어’ 하면 무조건 믿고 듣는 그런 느낌이요. 요즘엔 비욘세의 라이브 영상을 계속 돌려 보고 있어요. 노래는 물론이고 퍼포먼스도 멋있어서 푹 빠져 버렸어요. 

 보통 때의 두 사람이 궁금해요. 공연이 없을 땐 어떻게 시간을 보내나요?
(강수) 먹어요. 얘가 먹는 걸 그렇게 좋아해요. 음식이 좋아서 식품영양학과를 전공했다는 얘기가 있을 정도에요. (솔아) 먹는 걸 좋아해서 그 과를 갔어요. (웃음) 정말로. 맛있는 음식을 먹으면 너무 행복해요. 사람들이랑 노는 것 보다 맛있는 음식을 혼자 먹는 게 더 기뻐요. 재료를 사와서 만들어 먹기도 하고요. 제육볶음, 김치볶음밥, 닭도리탕 같은 것도 혼자 만들어 먹어요. (강수) 보통 치킨을 먹다가 한 조각이 남으면 양보를 하잖아요. 솔아는 자기가 먹겠다고 해요. 먹을 때는 말도 잘 안 해요. 여름에 팥빙수를 먹으면 말없이 빙수를 10분만에 먹고 나간다니까요. (웃음)



 각자가 보는 상대방은 어떤 사람인가요?
(솔아) 대장님의 강점은 리더로서의 책임감이 강하고 일 부분에서 확실하다는 점이에요. 감사하기도 하고 본받을 부분이라고 생각해요. 어떨 때는 그만큼 예민해서 욱하는 부분이 있기도 하지만 그것보다는 장점이 더 크고 좋아서 다 이해가 되는 거 같아요. (강수) 조증이 의심될 정도로 밝고 긍정적인 아이에요. (웃음) 계속 노래 부르고, 춤추고 내가 보기에 ‘뭐가 저렇게 즐거울까’ 싶을 정도로 밝은 에너지가 가득하죠. 또 나이가 어린데도 경제 개념이 아주 철저해요. 그래서 솔아에게 재정 관리를 맡겼더니 이제 갑을 관계가 바뀌어버렸죠. 

 당신을 즐겁게 하는 건 취미생활이 있다면요?
(강수) 지금 키우고 있는 강아지와 같이 누워있는 시간이 가장 큰 힐링 타임이에요. 힘든 하루를 끝내고 침대에 누웠을 때 강아지가 옆에 있어주면 그렇게 행복할 수가 없어요. (솔아) 음식 만들어 먹기요! (웃음) 짬 날 때마다 다른 뮤지션들의 라이브 영상도 많이 봐요. 

 평소 패션 스타일은 어떤가요? 
(강수) 깔끔한 스타일을 추구해요. 지금 헤어 컬러가 밝은데 사실 그 동안은 계속 단정한 스타일이었거든요. ‘척’을 발표하면서 이미지 변신을 위해 시도했는데 부담스러운 부분도 있어요. 사실 남자들은 그렇잖아요. 뭐 치렁치렁 걸치는 것도 싫고 튀는 것도 별로고. 법에만 저촉되지 않는다면 거추장스러운 것들 다 벗고 다니고 싶다는 생각도 해요. (웃음) (솔아) 전체적으로 심플한데 바지보다는 치마를 좋아해요. 가끔은 유행하는 스타일을 시도해보고 싶은데 어렵더라고요. 제가 상체에 비해 하체에 살이 많아서 허리를 잡아주는 A라인 스커트를 즐겨 입어요.

 새롭게 배워보고 싶은 건 없나요?
(강수) 악기를 배워보고 싶어요. 첼로나 바이올린, 젬베와 같은 타악기도 배워보고 싶고요. 아직 시작을 못하고 있는데 특히 타악기는 공연에도 써먹을 수 있으니까 1년 안에 꼭 배우려고요. 또 영상에도 관심이 많아서 영상 제작 관련 툴도 배워보고 싶어요. 편집하는 툴만 익히면 나중엔 직접 뮤직비디오나 공연 영상들을 제대로 만들 수 있을 것 같아요. (솔아) 전 춤이나 연기를 배워보고 싶어요. 몸에 흥은 많은데 몸을 어떻게 써야 할 지를 잘 모르겠어요. 연기나 춤을 배우면 공연을 할 때 더 효과적으로 표현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 같아요. 




 요즘의 고민은 뭔가요. 
음악적으로 고민이 많죠. 스타가 되고 싶은 생각은 없지만, 더 많은 사람들이 우리 음악을 들을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대형 기획사를 통해 나온 앨범들이 차트를 차지하면 우리 앨범은 일부러 찾아보지 않고서는 들을 수도 없는 현실이에요. 결국 발로 뛰면서 더 열심히 무대에 오르는 수밖에 없어요. 그리고 무대 밖에서는 또 어떤 방식으로 우리 음악을 대중에게 들려줄 수 있을까, 늘 고민하고 연구하고 있어요. 

 곧 새로운 곡이 나온다고 들었어요.
7월에 ‘우리 가요 하와이’라는 곡을 보여드릴 예정이에요. 일단 뮤직비디오 감독님을 비롯해 노래를 먼저 들어본 사람들의 반응이 무척 좋아요. 큰 기대 없이 준비했는데 의외로 반응이 좋아서 여러 가지로 더 공을 들여 준비하고 있어요. 싸이의 ‘강남스타일’과 UV의 ‘쿨하지 못해 미안해’를 믹스한 듯한 위트 있는 컨셉의 뮤직비디오도 기대해주세요. 

 앞으로 신길역 로망스의 음악을 더 많은 곳에서 들을 수 있기를 기대하며, 마지막으로 계획과 목표를 들려주세요.
(강수) 일단 공연장에서는 ‘우와~’하고 소리지르게 만들 수 있는 자신감이 있으니까, 앞으로도 소통하고 즐길 수 있는 공연을 많이 만들어나가고 싶어요. 그리고 꿈은 ‘무한도전가요제’에 나가는 거에요. 일단 올해는 힘들 것 같고요. (웃음) 앞으로 2년 동안 또 열심히 해서 다음 가요제엔 꼭 나갈 수 있기를 소망합니다. (솔아) 대학 축제나 페스티벌 무대에 더 많이 서보고 싶어요. 그렇게 실력을 쌓고 세월이 흘러 사람들에게 널리 알려진다면, 언젠가 넓은 공연장에서 내 노래를 좋아하는 수많은 사람들 앞에서 공연을 하는 날도 올 수 있겠죠. 더 많은 사람들에게 우리의 노래를 들려주고 싶은 바람이에요.    




글 패션웹진 스냅 권정은 사진 이관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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