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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크넨’ 윤홍미 디자이너, 2014 S/S 비움으로써 꽉 채우다

조회13,635 등록일2014.02.11 2014.02.11 00:0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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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크넨’의 신발은 모던하면서 캐주얼하고, 심플하면서 또 유니크하다. 앞뒤가 맞지 않는다고? 만약 당신이 ‘레이크넨’의 신발을 신는다면 이 말에 동의할 수 있을 것이다. 어떤 차림에도 어울릴 법한 단순한 디자인이지만 작은 디테일 하나로 유니크함을 만들어내기 때문이다.

패션피플들의 워너비 슈즈 레이블 ‘레이크넨’을 이끄는 윤홍미 디자이너는 지난 2010년 어떠한 국적도 성별도 느낄 수 없는 ‘레이크넨’이라는 이름의 슈즈 브랜드를 조용히 런칭했다. 꼭 갖고 싶었던 다섯 켤레 디자인의 작은 컬렉션이었다. 아무도 몰랐던 디자이너 브랜드 ‘레이크넨’은 이후 3년 동안 매 시즌 신선한 컬렉션을 선보이며 패션 씬에서 남다른 존재감을 발산했다. 


그리고 2014년 봄, 윤홍미 디자이너는 심오한 동양 철학으로부터 영감을 얻은 뉴 컬렉션을 선보였다. 더 비워냄으로써 더 채워진다는 철학적인 관념으로 바라본 ‘레이크넨’은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딱 ‘레이크넨’ 다운 라인업으로 완성됐다. ‘모든 사물은 때론 덜어내야 더해지게 되고 때론 더해도 덜어지게 된다’는 노자의 사상에서 출발한 [EMPTINESS IS FULLNESS/비움, 채움]이라는 주제는 ‘레이크넨’의 남다른 아이덴티티와 디자인에 대한 디자이너의 고뇌를 그대로 담아낸 결과물이다. 

지난 1월 28일부터 29일까지 신사동 가로수길의 한 카페에서 ‘레이크넨’의 아홉 번째 컬렉션이 전시됐다. 새로운 컬렉션과 함께 분주하게 한 해를 시작한 윤홍미 디자이너를 2014 S/S ‘레이크넨’ 프레젠테이션 현장에서 만났다.    


 ‘비움과 채움’이라는 이번 시즌 컨셉이 철학적인데 어디에서 영감을 얻었나. 
우연히 페이스북에서 본 노자의 시조에서 영감을 얻었다. 비움으로써 비로소 채워진다는 것은 지극히 동양적인 철학이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서양의 ‘less more’가 개체수의 적음을 말한다면 노자의 시조는 보다 개념적인 비움과 채움을 이야기한다. 예를 들면 요즘 슬립온 디자인이 많이 보여지고 있는데 ‘레이크넨’의 슬립온은 부수적인 선들을 배제하고 온전히 미니멀한 디자인만으로 완성도를 채우고자 했다. 

 매 시즌 업그레이드되고 있는 ‘레이크넨’의 새로운 컬렉션이 이전과 달라진 점이 있다면?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남성화의 런칭이다. 오랫동안 준비해서 보여주고 싶었던 2가지 스타일의 남성화를 선보였다. 기존의 남성화 시장이 클래식한 디자인이 주를 이루고 있다면 ‘레이크넨’의 남성화는 여기에 모던한 터치를 가미했다. 기본적으로 그동안 여성 라인에서 보여줬던 디자인 컨셉과 맥락을 같이 한다. 

 ‘레이크넨’은 매 시즌 제품은 물론 감각적인 이미지와 영상으로 화제가 되기도 했다. 2014 S/S 시즌 룩북 또한 남다른 감성이 돋보인다. 
‘레이크넨’의 탄생 이후 아홉 번의 컬렉션을 진행하면서 지금까지 3명의 포토그래퍼와 작업을 했다. 통상 그 시즌 주제와 느낌이 맞는 작가를 섭외해 진행하는데 진행 과정 중에는 어떠한 시안을 주거나 터치를 삼가는 편이다. 작가의 작업 중 마음에 들었던 부분과 ‘레이크넨’의 시즌 컨셉에 대해서만 설명하고 그들의 컬러를 그대로 표현해낼 수 있게 존중하는 편이다. 이번 룩북은 세 시즌 연속으로 작업하고 있는 구송이 작가에게 맡겼다. 구송이 작가는 전체적인 미장센에 대한 감각이 좋고 아이디어도 많으며 무엇보다 남자들이 여자 신발을 찍는 것과는 또 다른 관점에서의 접근이 재미있다. 

 ‘레이크넨’의 출발점으로 돌아가서 얘기해보자. ‘레이크넨’은 언제, 어떻게 탄생한 브랜드인지?
패션디자인 학과를 졸업하고 의류 업체 한섬에 입사했다. 입사 후 원하던 쪽으로 부서 이동이 되지 않았던 것도 있었고, 액세서리 디자인에 대한 공부도 더 해보고 싶은 마음에 회사를 그만 두고 영국으로 떠났다. 영국의 LCF(London College Fashion)에서 숏 코스로 액세서리 디자인에 대한 공부를 한 다음 다시 한섬으로 돌아와 ‘시스템’의 액세서리 디자이너로 근무했다. 그리고 1년 뒤인 2010년, ‘레이크넨’을 런칭했다.  

 한섬에서의 실무 경험이 브랜드 런칭에 많은 도움이 됐을 것 같다.
LCF에서 구두를 디자인하는 방법을 다시 배웠다면 회사에서는 그 디자인을 현실화하는 과정을 배웠다. 실제 구두 공장에서 어떻게 작업이 진행되는지 어떤 소재를 어디서 발주하는지 구체적인 현장에서의 프로세스를 A부터 Z까지 배울 수 있었다. 

 회사라는 울타리를 박차고 나와 브랜드를 런칭하는 것이 쉽지만은 않았을 텐데 어려움은 없었나? 
초반에는 자금 계획부터 유통, 마케팅까지 감이 안 잡혔다. 그저 많이 부딪히고 시행착오를 거듭하는 수밖에 없었다. 현재 성수동에서 100% 생산하고 있는데 생산 설비나 환경적인 부분에서 한계에 부딪히는 경우도 있었고. 그나마 ‘레이크넨’은 미니멀한 디자인이 많아 생산처에서 좋아하신다. (웃음)


 ‘레이크넨’이라는 브랜드네임이 독특하다. 어떤 의미가 있나? 
기본적으로 내 이름을 기반으로 언어를 조합해 만든 말이다. 국적이나 성별이 느껴지지 않았으면 했고 어떤 정형화된 이미지가 없는 사람의 이름을 만들고 싶었다.

 구두에 대한 관심은 언제부터 시작됐는지 궁금하다.
중고등학교 떄부터 패션을 좋아해서 패션디자인 학과로 진학을 했는데 막상 옷을 만드는 과정이 나와 잘 맞지 않았다. 쇼핑을 가도 친구들은 옷을 먼저 보는 반면 나는 소품 액세서리, 신발이 눈에 먼저 들어오는 거다. 대학교 2학년 때부터 수중에 얼마 없는 돈을 탈탈 털어 신발을 사 모으곤 했다. 그런데 대학교에서는 좀처럼 구두에 대해 배울 기회가 많지 않았다. 신발, 가방 등을 가르치는 잡화 전문 학원에도 다녔고 성수동 구두공장 장인들에게 배우는 메이킹 과정을 수료하기도 했다.

 구두에 대한 열정이 대학 시절부터 남달랐던 것 같다. 대학생 윤홍미는 어떤 학생이었는지?
가만히 있지 않는 학생이었다. 항상 친구들과 새로운 작업을 진행했다. 2학년 때는 티셔츠 동아리를 만들어 홍대 근처에 작업실까지 얻어서 티셔츠를 만들었다. 그게 계기가 돼서 공모전에 당선됐고 사업자 등록까지 하기도 했다. 덕분에 학교 학점은 안 좋았고 교외활동을 많이 하는 학생이었다. (웃음) 그래서 당시 친구들과 교수님들이 나를 이상한 시선으로 봤다. 요즘엔 학생 때부터 브랜드, 매거진 만드는 친구들이 많은 것 같아 신기하다. 

 디자인적 관점에서 가장 중점을 두는 부분은 어디인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컬렉션의 조화다. 구색을 맞추기 위해 이것저것 늘어놓는 것보다 매 시즌 하고 싶은 이야기에 대해 집중적으로 보여주고자 한다. 어떤 아이템은 팔리고 말고의 문제를 떠나 시즌 컨셉을 그대로 드러낸 제품이 있는가 하면 어떤 그 자체로 예뻤으면 하는 제품도 있다. 하지만 총체적으로는 이들이 하나의 목소리를 낼 수 있어야 한다.


 ‘레이크넨’의 제품은 모던하고 매니쉬한 느낌이 많이 난다. 여성스러운 스타일을 안 좋아하나?
성적인 개념에서 디자인을 하진 않는다. 여성스러움을 싫어하고 남성적인 스타일을 선호하는 편도 아니다. 리본이나 구슬을 다는 것만이 여성스러운 것은 아니라고 본다. 나름대로 심플함 속에 여성적인 라인을 표현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모던한 디자인을 매니쉬하다고 표현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 ‘레이크넨’의 디자인은 남성적일 수도 있고 여성적일 수도 있고 중성적일 수도 있다. 이번에 새로 선보인 남성 컬렉션만 놓고 봐도 온전히 매니쉬하다고 볼 수만은 없다.

 ‘스티브J&요니P’와의 협업은 ‘레이크넨’의 브랜드를 알리는데 큰 역할을 했다. 이외에도 많은 브랜드, 디자이너와 콜래보레이션을 진행하지 않았나? 
2011년 S/S 시즌 ‘스티브J&요니P’의 컬렉션 무대에 ‘레이크넨’의 신발이 선보여지면서부터 많은 사람들이 ‘레이크넨’이라는 이름을 알기 시작했고 실제로 카피 제품도 많이 나왔다. 아마 ‘스티브J&요니P’와 함께 한 3번째 시즌을 가장 많이 기억하실 것 같다. 지금까지 ‘슈콤마보니’, ‘먼데이에디션’, ‘스와로브스키’ 등과 함께 작업을 했다. 신발이라는 아이템이 아무래도 표현에 한정적인 만큼 다른 아이템, 디자인 감성과 만났을 때 어떻게 탄생할지 궁금하다. 앞으로도 의류 브랜드는 물론 아티스트들과의 협업을 다방면으로 구상하고 있다.

 윤홍미 디자이너의 평소 패션 스타일이 궁금하다.
다양하다. ‘슈프림’부터 ‘셀린느’까지 경계가 없다. 심플하고 모던하게 입는 날이 있으면 완전 눈에 띄게 독특한 차림을 하고 다니는 날도 있다. 일할 때는 편하게 입고 다니는 편이다.

 최근 애용하는 아이템이 있다면? 
수갑에서 디자인 모티브를 얻은 ‘캐스트 오브 바이스’의 팔찌. 요즘 꼭 차고 다닌다. 현재 운영 중인 ‘포스티드’에도 입점돼 있는 브랜드인데 개인적으로 너무 좋아한다.


 윤홍미 디자이너가 운영하고 있는 셀렉숍 ‘포스티드’는 어떤 숍인가?
조금 더 대중적으로 힘을 뺀 아이템을 보여주고 싶은 마음에 작년 9월 문을 열었다. 좋아하는 브랜드를 더 많은 분들에게 보여주고 싶었다. 국내 브랜드를 비롯해 ‘캐스트 오브 바이스’, ‘알리바이’ 등 해외 액세서리 브랜드가 있다. 지금은 주로 액세서리 브랜드가 주를 이루고 있는데 향후 의류도 도입할 계획이다.

 ‘레이크넨’의 앞으로의 행보가 궁금하다. 디자이너 윤홍미가 바라는 미래의 ‘레이크넨’은 어떤 모습인가?
갖고 싶은 브랜드였으면 좋겠다. 패션에 관심이 많은 사람들이 신어보고 싶고 신었을 때 뿌듯함과 자부심을 느낄 수 있는 브랜드로 키워내고 싶다. 현재 국내에서는 신세계 블루핏, 포스티드, 플로우 등에서 판매 중이며 해외에서도 10군데 정도 판매되고 있다. 올해부터 해외 유통망을 더욱 넓혀볼 계획이다. 

 마지막으로 디자이너 윤홍미로서의 꿈과 인간 윤홍미로서의 꿈이 있다면?
인간 윤홍미의 꿈은 훌륭한 어른이 되는 것. 우습게 들릴지도 모르겠지만 어린이들이 항상 말하는 훌륭한 어른이 되고 싶다. 내가 생각하는 훌륭한 사람은 많은 사람들을 포용할 수 있는 여유가 있는 사람. 디자이너로서의 목표는 그저 같이 일하는 사람들이 항상 웃으면서 다같이 즐겁게 일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글 패션웹진 스냅 권정은 사진 이관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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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angie022014-08-17 오전 12:27:23

    [베스트 컷] 소장욕구 샘솟네요!!

  • estheryh2014-06-29 오전 12:19:43

    잘 보고 갑니다.

  • jsmksm62014-06-24 오전 9:28:55

    잘보고갑니다

  • jsmksm62014-06-06 오전 7:36:52

    잘 봤어요

  • manduklee2014-06-02 오후 9:44:34

    잘봤습니다.

  • jsmksm62014-06-01 오전 7:42:18

    잘 봤어요

  • jsmksm62014-05-07 오전 10:13:13

    잘 봤어요

  • jsmksm62014-04-26 오전 8:54:11

    잘보고갑니다

  • jhj23372014-04-23 오전 12:11:16

    잘 보구 갑니다^^

  • yuza2014-04-20 오후 11:20:49

    [베스트 컷]예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