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윈디시티 김반장, “진정성 담은 한국 레게 전도사”

조회12,393 등록일2013.11.29 2013.11.29 00:0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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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니네 이발관’부터 ‘아소토 유니온’을 거쳐 ‘윈디시티’까지 김반장이 거친 밴드의 면면이 화려하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세련된 모던 락을 연주하는 언니네 이발관과 소울풀한 흑인 음악의 아소토 유니온, 흥겨운 레게의 윈디시티의 색깔이 너무 달라 이 사람의 정체성이 의문스럽다. 최근에는 산 아래에 위치한 정릉동 작업실에서 판소리를 배우고 있다. 김반장은 여기에 대한 답으로 음악에는 장르도 형식도 없다는 지론을 내세웠다. 음악의 틀에 집중하기 보다 그 속에 담긴 이야기에 집중하라는 말이다.  



그래서인지 윈디시티의 음악은 묘하게 이중적이다. 듣고 있으면 아프리카의 흥겨운 리듬에 이국적인 향취가 물씬 풍겨지다가도 어느 순간 한국의 정겨운 뚝배기 냄새가 난다. 김반장과 윈디시티가 꾸미는 무대를 보면 더욱 정체성을 찾기 어렵다. 춤인지 율동인지 알 수 없는 몸짓으로 흐느적거리며 노래를 부르는 김반장의 모습은 흡사 흥겨운 마당놀이를 연상케한다. 그들의 무대에는 어떤 정의도 경계선도 필요 없다. 그저 어깨를 들썩이고 고개를 끄덕일 준비면 충분하다. 겨울비가 내리던 추운 어느 날 총천연색 머플러를 두르고 나타난 김반장을 만났다. 인터뷰를 하고 촬영을 하는 중에도 그의 몸은 내내 흥에 겨워 들썩거렸다.

 오늘의 의상 컨셉은 뭔가요?
- 평소엔 편한 차림을 선호해요. 오늘은 인터뷰 자리인 만큼 멋을 냈습니다. 모자와 머플러의 컬러를 맞추고 아끼는 브로치로 포인트를 줬어요. 

 재작년 앨범을 마지막으로 정규 앨범 소식이 뜸한데요, 최근의 근황이 궁금합니다.  
- 최근엔 집안일과 곡 작업을 번갈아 하고 있어요. 성북구 정릉동으로 이사를 한지 2년이 다되어가는데 산 아래 독립적으로 위치한 오래된 집을 스튜디오로 쓰고 있습니다. 조용하고 혼자 있는 시간이 많아서 좋아요. 2년 정도 판소리를 배워오고 있는데 연습하기 딱 좋아요. 아는 지인은 ‘여기서 명창 안 나오면 간첩’이라고 할 정도죠. 

 윈디시티의 보컬이자 드러머로 활동 중인데 판소리는 보컬 트레이닝의 일환인 건가요?   
- 판소리를 비롯해 구전되는 한국의 소리에는 음악적인 요소 외에 우리의 역사와 인문학적인 요소가 다양하게 함축돼있어요. 판소리를 통해 많은 것을 배우고 있습니다. 이제 막 2년 째 배우고 있는데 아직 걸음마 수준이에요.

 밴드의 드러머가 노래를 부르는 보컬을 겸하는 건 특이한 케이스가 아닌가요?
- 드럼을 치면서 ‘호이’, ‘어이’ 하고 고함을 지르는 버릇이 있었는데 멤버들이 재미있다고 계속하라고 한 것이 시작이 돼서 노래까지 하게 됐어요. 어렸을 때부터 음악은 유일한 제 도피처였죠. 초등학생 시절 유재하, 김현식, 조덕배 선배님의 노래를 좋아했고 6학년 때부터 헤비메탈에 빠지기 시작해 다양한 외국 음악을 접했어요.  



 김반장하면 가공되지 않은 걸걸하고 소울풀한 보이스가 떠오릅니다. 흑인 음악에 대한 관심은 언제부터 시작됐나요?
-첫 밴드였던 언니네 이발관에서 ‘우리는 직각의 음악을 하는데 너는 왜 둥근 음악을 하려고 하냐’는 얘기를 많이 들었어요. 돌이켜보면 밴드 내에서도 항상 혼자 흑인 음악과 레게를 들으며 다른 얘기를 하곤 했죠. 아소토 유니온의 앨범엔 히든 트랙으로 레게 음악을 넣었죠. 다음 앨범을 예고한 일종의 복선으로요. 

 2003년 첫 선을 보인 아소토 유니온의 앨범 ‘Sound Renovates A Structure’는 폭발적인 반응에도 불구하고 결국 마지막 앨범이 됐죠. 여전히 아쉬워하는 팬들이 많은데요.
- 멤버들간의 성향 차이가 있었어요. 지금 생각하면 별거 아닌 문제들도 당시에는 이해가 안됐죠. 개인적으로는 ‘박수칠 때 떠나라’는 말처럼 인기가 좋았을 때 해산해서 다행이라고 생각해요. 

 언니네 이발관, 아소토 유니온을 거쳐 현재는 윈디시티의 리더로서 레게 음악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김반장님이 생각하는 레게 음악의 매력은 뭔가요?
- 레게는 형식이 자유롭고 창의적인 음악이에요. 처음 레게를 들었을 때 다른 음악과는 다른 묵직한 베이스가 마음에 들었어요. 싸움을 준비하는 남성의 모습이랄까요. 워낙 흑인 음악을 좋아했는데 그 중에서도 레게는 흑인들 스스로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미국적인 재즈 형식을 버린 또 다른 스타일의 음악이에요. 

 음악적으로 레게라는 장르에 안착하게 된 결정적인 계기가 있을까요?
- 자메이카에서 만난 ‘얼 스미스’라는 할아버지 뮤지션과의 만남이 제 가슴을 두드렸죠. 얼 스미스는 밥 말리 밴드의 기타리스트로 자메이카 여행을 통해 꼭 만나고 싶었던 분이었어요. 그곳에서 그를 만나 함께 연주하고 노래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던 중 갑자기 그가 ‘당신들의 음악을 들려달라’고 하는데 너무 당혹스러운 거예요. 



 그동안 해왔던 음악을 들려주면 되지 않나요?
- 이태리 사람이 판소리를 잘 한다고 해서 그 음악이 오리지널리티를 가질 수 있을까요? 우리가 흑인처럼 소울 음악을 잘 한다는 것이 과연 어떤 의미가 있을까요? 너의 음악을 들려달라는 그의 한 마디에 여행하는 내내 ‘내 것은 뭐지?’라는 의문이 따라다녔어요. 그들에겐 말하고 걷고 행동하는 일상이 음악이고 레게죠. 한국에도 그런 음악이 있어요. 다만 잊혀져 있을 뿐이죠. 

 그렇다면 한국적인 음악에 대한 해답은 찾으셨나요?
- 여행을 다녀온 후 우리의 뿌리에 대한 관심이 많아졌어요. 메인 스트림의 유행곡을 듣는 대신 시골을 헤매고 다녔죠. 시골 5일장, 논밭에서 어르신들이 흥얼거리는 우리의 소리를 듣기 시작했어요. 우리나라의 굿이 얼마나 풍부하게 연주되는지 아시나요? 굿 속에는 아프로 비트, 보사노바, 삼바의 리듬이 담겨있죠. 예부터 우리나라에서는 ‘음악’이라는 말 대신 ‘소리’라는 말을 썼는데 그런 부분이 우리 조상들이 음악을 어떻게 대했는지를 보여주는 거죠.    

 그런 음악적 요소를 윈디시티의 음악에 접목하는 건가요? 
- 우리 세대는 본격적으로 설국열차에 올라탄 트레인베이비예요. 직접 체험하지 못하고 그것을 계승하기만 한다는 것은 억지스럽죠. 중요한 건 음악이 주는 삶의 이야기에요. 전통을 이해한다는 것은 음악의 형식뿐만 아니라 내용과도 깊은 관련이 있어요. 

 김반장님의 한국 레게가 해외에서는 꽤 어필이 되는 것 같던데요. 올 초 미국 사우스 바이 사우스 웨스트(SXSW)와 캐나디안 뮤직위크(CMW), 미국 시에라 네바다 월드 뮤직페스티벌에서 공연했다고 들었어요. 현지 반응은 어땠나요?
- 현지 관객들이 열린 마음으로 음악을 들어주셔서 아주 즐겁게 공연했어요. 당시 진도아리랑을 레게로 편곡해서 선보였는데 반응이 좋았어요. 반면 한국에서는 전통적인 소리가 가미된 곡 대신 현대화된 선곡을 해야한다는 것이 참 아이러니하죠.  


 최근 펜타포트 락 페스티벌에서는 여러 레게 뮤지션들과 합동 공연을 하기도 했는데 함께 작업하고 싶은 아티스트나 접목해보고 싶은 새로운 분야가 있다면요?
- 음악 또한 하나의 이미지이기 때문에 다양한 아티스트와의 교류는 언제나 즐거워요. 역동적인 이미지를 그려내는 무용가들과 함께 공연해보고 싶어요. 또 라이트 엔지니어 분들과 만나 가수 한 명을 위한 백그라운드가 아닌 무대 자체가 메인이 되게 만들어 보면 색다를 것 같아요.

 김반장님은 많은 밴드를 거쳐 이제 한국 레게를 대표하는 뮤지션으로 자리매김했습니다. 30대 중반의 김반장이 20대에게 해주고 싶은 조언이 있을까요? 
- 요즘 젊은 친구들은 자기가 완전한 존재라고 생각하는 것 같아요. 하물며 70세 노인도 스마트폰이니 뭐니 배움을 멈추지 않는데 고작 20여년을 살고 어떻게 삶을 다 알 수가 있을까요? 인간이 꽃피는 나이는 50대라고 생각해요. 그 때까지는 끝없이 부딪히고 깨지는 일의 반복이죠. 20대 때의 경험은 30대의 영감으로 남아요. 깨지면서 배울 수 있는 용기가 필요해요.   

 20대의 김반장이 그랬나요?
- 드럼을 배우기 위해 알지도 못하는 밴드에 가서 가르쳐 달라고 떼를 쓰기도 하고 남궁연 형 연습실에 찾아가기도 했죠. 그 때 형이 ‘진짜 못 친다. 집에 가라’고 그랬어요. (웃음) 많이 배웠죠.  

 지금의 김반장은 성공의 궤도에 접어들었다고 보나요?
- 돈을 많이 벌고 유명해지는 게 성공인가요? 제가 생각하는 성공은 자식(음악)이 나가서 훌륭히 크는 것입니다. 내가 만든 음악이 사람과 사람 사이의 벽을 허물어주고 친해지게 만들고 사랑의 매개체가 되는 것, 그것이 성공의 의미입니다. 

 향후 활동 계획이 궁금합니다.
- 지금은 앨범 발매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내년 초쯤 보여드릴 수 있겠네요. 단순한 CD 한 장이 아니라 그 동안의 결실을 온전히 담은 작품을 탄생시키기 위해 작업 중이에요. 해외 무대에서 한국의 레게 음악을 알리는 것도 계속됩니다. 우선은 내년 4월 UCLA에서 공연 계획이 있습니다. 이후의 일은 작품이 다 알아서 하겠죠.  


글ㅣ패션웹진 스냅 권정은 사진ㅣ이관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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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jsmksm62014-05-07 오전 10:19:23

    잘 봤어요

  • jsmksm62014-04-26 오전 9:00:05

    잘보고갑니다

  • jhj23372014-04-23 오전 12:12:38

    잘 보구 갑니다^^

  • jsmksm62014-03-19 오후 7:21:31

    잘 봤어요

  • jsmksm62014-03-19 오후 7:21:31

    잘 봤어요

  • jsmksm62014-03-13 오후 8:42:55

    잘봤습니다.


  • jsmksm62014-03-13 오후 8:42:15

    잘봤습니다.


  • jsmksm62014-03-06 오후 7:27:24

    잘봤습니다.

  • jsmksm62014-02-28 오후 7:39:51

    잘봤습니다.

  • sia4sia42014-02-17 오후 9:50:33

    잘 봤습니다.